대학생 ‘나홀로창업’ 송성근씨, 靑 중소기업인 행사서 연설
無光 패널 국내 첫 개발
올해 매출 100억원 전망
MB “대단하다” 악수 청해
㈜쏠라사이언스 송성근 사장=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008년 11월 경기 성남시 수정구 경원대 창업보육센터 내 사무실 한 곳에 새로운 간판이 걸렸다. ‘㈜쏠라사이언스.’ 창업자는 이 대학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인 송성근 씨(25·사진)다. 당시 송 씨는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가능성과 자신의 열정만 믿고 ‘나홀로 창업’에 도전했다.
1년 반이 지난 2010년 5월. 송 씨의 회사는 연간 매출 100억 원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과 중국, 이라크, 몽골 등지에서 대형 수출계약을 잇달아 따내거나 성사단계에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송 씨 회사와 공동 기술개발을 제안하고 있다. 자본금이 불과 1000만 원에 불과했던 조그만 ‘캠퍼스 기업’이 세계 친환경에너지 업계에 새로운 도전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 국내외 기업, 앞 다퉈 ‘러브콜’
쏠라사이언스가 만드는 대표적인 제품은 태양광 조명시설이다. 태양광 모듈이 태양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따라다니며 빛을 모으는 ‘추적형 가로등’, 일반 전력과 태양광 전력을 교차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이 송 씨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 기존 태양광에너지 시장에서 처음이거나 제대로 상용화되지 않았던 기술들이다.
시장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창업 3주 만에 6000만 원짜리 규모의 공사를 따냈다. ‘에너지효율이 좋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서울 장지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와 학교, 골프장, 공공시설 등 30여 곳에 시설을 설치했다. 포스코건설, 우미건설 같은 건설사는 쏠라사이언스의 조명시설을 구입해 아파트나 공원 등지에 설치했다.
지난해 3월 미국을 시작으로 이라크, 몽골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미국 출신 연구진과 함께 신개념 태양광 패널인 ‘블랙셀’을 개발했다. 블랙셀은 빛 반사가 없는 무광(無光) 패널이다. 빛 반사 문제로 태양광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웠던 국내 고층빌딩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조만간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기술제휴에 나서는 등 기업들의 러브콜은 계속되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직원은 12명으로 늘었다.
○ 청와대에서도 뜨거운 호응
14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는 제22회 중소기업주간을 맞아 ‘함께 여는 미래, 중소기업인과의 대화’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 기관장, 중소기업인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송 씨도 행사에 참석했다. 가장 나이 어린 참석자였지만 그는 당당히 맨 앞에서 자신의 성공신화를 소개했다. 송 씨는 “어린 나이에 사업가라는 명칭을 갖는 것에 부담도 됐고 걱정도 많았다”며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말씀처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 돼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송 씨의 연설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 대통령 역시 “정말 잘했다. 대단하다”며 직접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권혁홍 ㈜신대양제지 대표이사 등 중소기업 유공자 46명에게 직접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이 과정에서 “1977년인가 금탑산업훈장 받을 때인데 대통령이 주는 줄 알고 갔더니 장관이 대신 줘 섭섭하더라”며 훈·포장을 직접 주는 배경을 설명하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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