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경영권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14일 모친 이순정 여사의 빈소에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돼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12일 이 여사의 별세 후 두 회장은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장례식장에 나란히 앉아 조문객을 맞았다. 처음에는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도 대화를 나누거나 눈길을 마주치지 않는 ‘냉랭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여사의 장례 3일째인 14일 형인 박삼구 명예회장이 먼저 자신의 오른손을 의자에 걸쳐 있던 동생 박찬구 회장의 왼손 위에 얹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어 박삼구 명예회장이 말문을 열었고 박찬구 회장이 이에 응했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후에도 두 사람은 여러 번 담소를 나눴다.
그룹 관계자는 “오늘 보여준 형제간의 분위기가 그룹 경영에까지 이어진다면 어려운 그룹을 다시 일으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두 회장은 지난해 7월 대우건설 매각 등 그룹 경영을 둘러싸고 큰 갈등을 겪었으며 그런 내분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는 주요 계열사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함께 형제간 분할 경영이 이뤄지는 등 사실상 그룹이 쪼개질 상황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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