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진출한 A사는 몇 년 전 부활절에 공장을 정상가동하려다 직원들이 집단 출근거부 움직임을 보여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인 폴란드에서는 부활절이 한국의 추석 같은 명절임을 몰라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글로벌 경영에 나서는 국내 기업들이 늘면서 현지 인력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해외법인의 연간 퇴직률이 30%를 웃도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6일 ‘먼 나라 이웃나라에서의 인사관리’ 보고서를 통해 해외진출 기업이 알아야 할 국가별 문화 특성을 소개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처럼 개인주의 문화가 강한 곳에서는 (칭찬, 술사기 등) ‘비공식적 평가’보다 ‘공식적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아시아나 일부 남미 지역에서는 이런 식의 접근이 오히려 조직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 후지쓰사(社)는 1990년대 중반 자국에 미국식 성과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진통을 겪고 최근 변경작업에 돌입했다. 성과중심 평가가 안 맞는 건 중동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유교와 사회주의 특성 때문에 서열과 권위를 중시하는 수동적 업무 문화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빠른 현대화 과정에서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성향 또한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의 인사고과엔 이 같은 특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노용진 연구위원은 “현지 인력의 역량을 높이고 기를 살려주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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