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의 한국 경제는 A학점을 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20∼30년 후 잠재성장률은 아주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대니 라이프치거 조지워싱턴대 교수(사진)가 2030년 이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동아시아 최저 수준으로 예상하며 저(低)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의 강연자로 나선 라이프치거 교수는 최근 한국 정부가 실시한 경기부양 및 통화정책을 ‘위기관리의 교과서’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녹색성장 분야의 기술 관련 정책도 현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중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는 밝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장기 전망에 대해선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 한국은 출산율이 매우 낮고 고령층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인구구조로는 20∼30년 뒤 미래 경제를 뒷받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일본보다도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는 훨씬 낮다”며 “퇴직을 늦추고 여성의 사회 참여를 늘리는 등 노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라이프치거 교수는 노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 등 한국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경우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포인트 정도 올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라이프치거 교수는 이날 중국 경제에 대해 “잠재성장률을 모두 달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을 주요 2개국(G2)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그는 “60조 달러 규모의 세계경제에서 중국 경제는 4조2000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이는 14조 달러 규모인 미국에 비해 턱없이 작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신흥국’일 뿐”이라며 “다만 한국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기술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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