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은 아니지만 빛나는 배우가 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했을 때의 주연은 전체 영업이익의 44%를 벌어들인 반도체였다. 그러나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역대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6430만 대가 팔린 휴대전화였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한발 뒤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예상은 드물었다. 이런 예상을 깨고 선방을 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스타’가 있다. 주연은 아니지만 빛나서 ‘스타’이기도 하고 휴대전화의 이름 또한 ‘스타’다. ‘스타폰’이 삼성전자의 스타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유럽 시장에 내놓은 풀터치폰인 ‘스타(S5230·사진)’는 최근 출시 1년 만에 2000만 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삼성전자의 풀터치폰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다. 유럽 출시 이후 중국과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에도 소개되며 지역별로 수백만 대씩 팔리고 있으며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는 최다 판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스타는 국내와 미국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다. 국내에 나온 모델 중 스타와 비슷한 전화기를 꼽는다면 ‘연아의 햅틱’이다.
두께 11.9mm에 3.0인치 풀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스타는 신세대를 겨냥한 보급형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스타가 인기를 얻은 것은 얇고 콤팩트한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유저인터페이스(UI), 합리적인 가격 등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2000만 대는 작년 국내에서 팔린 전체 휴대전화 수와 비슷한 규모다. 계산을 해보면 1.5초에 1대, 1분에 38대, 하루 5만5000대, 한 달에 167만 대씩 판매된 셈이다. 스타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1000만 대가 팔리는 ‘텐밀리언셀러’에 오르며 삼성전자 휴대전화 최단 1000만 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또 1년 만에 ‘더블텐밀리언셀러’가 돼 삼성전자 휴대전화 역사상 2000만 대 최단 기간 판매 기록도 가지고 있다.
2007년 시장점유율 14.4%로 14.2%의 모토로라를 간발의 차로 앞섰던 삼성전자 휴대전화는 2008년 16.7%로 상승세를 탔고 2009년에는 20.1%로 3위와 1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내며 확고부동한 2위의 입지를 굳혔다. 이 같은 성과는 엄청난 속도로 판매되고 있는 스타폰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2년에 나온 삼성전자의 최초 텐밀리언셀러 이건희폰(T100)은 삼성전자 휴대전화 점유율이 세계 3위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고 스타폰은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세계 2위를 확고히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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