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금리 2%대로… ‘대출 환승’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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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9일 03시 00분


CD기준 주택담보대출자들 고민
전문가 “가산금리 높을땐 갈아타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다.

은행연합회는 18일부터 적용되는 4월 기준 코픽스(신규 대출 기준) 금리가 연 2.86%로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 금리가 2%대로 내려간 것은 올 1월 기준 코픽스 금리(3.88%)가 첫 고시된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코픽스 금리가 떨어진 것은 지난달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금리 하락에 따라 예금금리도 함께 내려가 은행권의 평균조달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CD금리는 3월에는 평균 2.83%였으나 4월 2.51%로 하락했고 1년 만기 은행채 평균 금리도 같은 기간 3.16%에서 2.88%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고객이 시중은행에서 빌릴 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려가게 됐다. 우리은행은 기존 3.86∼5.22%이던 6개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18일부터 3.46∼4.88%로 낮춰 적용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3.42∼4.82%와 3.76∼4.56%의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이처럼 낮은 금리를 앞세워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출시 1개월 만에 1조 원을 돌파했으며 두 달이 안 돼 기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대세였던 CD 연동 대출을 앞질렀다.

하지만 코픽스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기존 CD 기준으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 박정호 씨(40)는 지난해 연 5%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미 저렴한 금리이지만 최근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주변 사람들이 연 3∼4% 수준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얘기에 고민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기존 대출 상품의 가산금리가 높을 경우에는 코픽스 연동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은행들은 코픽스 출시 후 6개월 동안은 CD 연동 대출자가 코픽스로 갈아탈 경우 수수료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2008년 이전 낮은 가산금리로 대출 받은 경우에는 꼼꼼히 비교해볼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CD 연동 대출을 받았다면 대개 1∼2%포인트 수준의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받아 코픽스보다 유리한 경우도 있다”며 “반면 2009년 이후 높은 가산금리로 대출받았다면 코픽스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CD금리 연동형보다는 금리 변동 주기가 길고 안정적인 코픽스 대출로 가계대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별도의 수수료 없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시한을 8, 9월에서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코픽스 금리 추세는 어떻게 될까. 당분간 금리 인하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에도 시중금리가 전달보다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려도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코픽스 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금 사정이 급박하지 않다면 대출시기를 늦추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면 시중금리도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택자금 등 목돈 대출을 새로 받을 경우에는 코픽스 금리로 대출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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