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포브스 선정 아시아 소매기업 1위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日언론 “부유층 타깃-저비용 경영 성공”

누가 롯데쇼핑을 보수적인 ‘짠돌이’라 했던가. 롯데쇼핑이 발 빠르게 글로벌 유통기업의 면모를 갖추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미국의 경제 전문 월간지 ‘포브스’(4월호)가 올해 선정한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소매 부문의 아시아 기업 1위에 올랐다. 매년 각국 기업의 자산과 매출, 시가 총액 등을 근거로 정하는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롯데쇼핑은 이번에 전체 기업 중 632위, 소매 부문에선 22위에 올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지난달 ‘한국 백화점의 호조, 일본이 배워야 할 비밀은?’이란 기사에서 “힘겨운 상황의 일본 백화점들과 달리 롯데백화점은 저비용 운영과 부유층을 타깃으로 호조세를 이어간다”고 분석했다. 일본 유통전문지 ‘체인스토어 에이지’는 15일 ‘한류 서바이벌’이란 기사에서 “고객을 생각하며 끊임없이 개혁을 감행하는 롯데쇼핑에서 역경을 이기는 힌트를 찾을 수 있다”고 썼다. 해외뿐만 아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롯데슈퍼는 선구안과 일관성 있는 추진력을 지녀 배울 점이 많다”며 ‘공개적’으로 경쟁회사를 칭찬하고 나섰다.

▶본보 15일자 B4면 참조
[CEO의 일과 삶]정용진 부회장 ‘솔직한 트위터’… 팔로어 열광


국내외 유통업계는 롯데쇼핑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백화점, 마트, 슈퍼, 시네마 등 4개 사업부로 구성된 탄탄한 고객 유인형 포트폴리오를 꼽는다. 최근엔 롯데슈퍼의 과감한 행보가 특히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롯데슈퍼의 온라인몰 e-슈퍼는 영업을 시작한 지 불과 5개월 만인 지난달에 월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다. 1만 원 이상만 주문해도 무료 배송에, 3시간 이내 배송 지역이 광역시로 확대된 점이 주효했다.

롯데닷컴 및 롯데홈쇼핑과의 활발한 업무 제휴로 판매망도 늘었다. 중소 상인들과 갈등을 빚으며 오프라인 상권에 대기업슈퍼마켓(SSM)을 내지 않고, 온라인 슈퍼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것이다. 롯데슈퍼의 매출은 2007년 5378억 원에서 2009년 1조416억 원으로 2년 만에 두 배가량 증가했다.

롯데쇼핑이 올해 1분기(1∼3월) 2936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는 롯데마트의 ‘카테고리 킬러’(전문점) 전략도 한몫했다. 2007년 라이선스 계약을 한 세계 최대 완구 전문점 브랜드 ‘토이저러스’가 입점한 롯데마트 5개 점포는 23개국 토이저러스 매장 중 빠른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쇼핑의 잠재력엔 10조 원에 이르는 풍부한 현금 동원력도 있다. 글로벌 유통회사의 평균 순차입금비율(차입금÷자기자본)이 60%인 데 비해 롯데쇼핑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김세완 롯데백화점 기획부문장 이사는 “포브스가 이번에 글로벌 2000대 기업을 발표하면서 롯데쇼핑을 소매 부문 아시아 기업 1위로 선정한 것은 브랜드 가치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평가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