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재정위기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유로화가 4년 내 최저치로 폭락하고 글로벌 주가가 출렁거렸다. 원화가치 역시 하락해 원-달러 환율은 1165원대로 크게 올랐고 한국 증시도 한때 1,600 선을 위협받았다.
19일 코스피는 외국인투자가가 59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전날보다 13.16포인트(0.80%) 떨어진 1,630.08로 마감됐다. 일본 닛케이종합주가(―0.54%)와 대만 자취안지수(―0.34%)가 하락하는 등 아시아권 증시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5.10원으로 전날보다 18.50원(1.61%)이나 올랐다.
원화가치와 주가가 떨어진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유로화가 4년 내 최저치로 떨어진 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2006년 4월 17일(1.2175달러) 이후 최저치인 유로당 1.219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데다 독일이 유로존 주요 10개 은행의 주식과 신용부도스와프(CDS)에 대한 공매도를 내년 3월까지 금지하면서 유로화 폭락을 부추겼다. 유럽 은행들이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조치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유로-달러 환율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13곳이 이달 내놓은 유로화 환율 평균 전망치는 향후 3개월 1.2776달러, 6개월 1.2792달러, 9개월 1.2664달러, 12개월 1.2238달러로 집계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유로화 하락은 그동안 고평가됐던 유로화의 가치가 제자리를 찾는 측면도 있다”며 “유로화 하락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이 위기를 넘기면 다시 아시아 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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