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GE, 스마트그리드 사업 손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가전 스마트화’ 등 기술개발 협력 프로젝트 가동
“2014년 189조원 시장”… 삼성, 美진출 잰걸음

삼성과 제너럴일렉트릭(GE)이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손을 잡는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GE와 삼성은 스마트그리드 기술연구 및 사업개발 협력을 전제로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를 가동했다. GE의 고위 관계자는 “GE는 삼성의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며 “서로에게 성장 가능성이 많은 협력 영역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다녀간 GE 임원단은 삼성전자 관계자들과 만나 이에 대한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아직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이 스마트그리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현재 협회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가 가입해 있다.

삼성은 정부가 제주 제주시 구좌읍에 조성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사업에도 KT, SK텔레콤의 컨소시엄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2013년 구축을 목표로 조성하는 이 실증단지에는 삼성전자(스마트 가전제품 공급), 삼성SDI(에너지 저장장치 공급), 삼성SDS(관제망 구축), 삼성물산(건설) 등 삼성의 여러 계열사가 참여해 각각 관련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단지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아주 큰 과제 중 하나는 ‘가전의 스마트화’”라며 “삼성전자가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그리드가 실현되려면 조명, 에어컨, TV 등 가전제품이 전력의 수요공급 상황에 따라 전력사용을 최적화할 만큼 ‘똑똑해져야’ 하는데 현재 가전 중엔 이런 제품이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당장은 콘센트 끝에 별도의 ‘뇌(칩)’를 심어 전력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제품 자체가 이를 감지하고 처리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자업계는 GE가 가전, 조명, 전력망 구축, 에너지 등 다양한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양사가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협력할 경우 ‘윈-윈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GE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스마트그리드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으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스마트그리드 적용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도 GE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수준의 고도화를 꾀하는 한편 세계 최대 스마트그리드 시장인 미국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반도체, 정보기술(IT)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신수종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에너지 고갈과 친환경 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하면서 스마트그리드에 주목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며 “2014년에는 스마트그리드 세계시장 규모가 189조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전력망을 IT 기술로 연결해 에너지 배분과 활용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제어하는 기술. 전기충전소 등 미래 전기차 도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파트 건설 분야 등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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