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펀드 수익 5년간 최대 30%P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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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순수한 ‘지수 추종’ 상품은 없어… 코스피 미달 ‘무늬만 펀드’ 요주의



운용사별 수익전략 달라
1년간 최대 7%P 차이

운용보수-실적 천차만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을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도록 만든 펀드라서 많이 비교해보지 않고 가입해도 된다.’ ‘수수료 정도만 따져보고 가입하라.’

최근 한 대형 포털사이트의 유명 재테크 카페에서 좋은 인덱스펀드를 추천해달라는 한 회원의 글에 달린 댓글이다. 과연 맞는 말일까.

동아일보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국내 주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펀드별로 1년 수익률은 최대 7%포인트, 5년 수익률은 3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도 못 미치는 ‘무늬만 인덱스펀드’도 꽤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 기간 길수록 수익률 차이 커져


25일 제로인이 코스피200을 추종하고 2007년 이전에 설정된 순자산 100억 원 이상인 인덱스펀드 27개의 5월 17일 기준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펀드별로 1년 수익률은 최대 7%포인트, 3년과 5년 수익률은 각각 11%포인트와 3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인덱스펀드는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프런티어뉴인덱스플러스α F-1[주식-파생]A1’으로 29.23%였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인덱스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엄브렐러뉴인덱스K-1[주식-파생]Class C’로 22.31%였다.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펀드별 수익률 차이는 더 벌어졌다. 3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동양모아드림인덱스1(주식-파생)C-e’와 가장 낮은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BULL인덱스전환1(주가지수선물-파생)’의 수익률은 각각 17.97%, 6.43%로 차이가 3배 가까이 났다. 5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한국투자크루즈F2.8인덱스(주식-파생)(A)’와 가장 저조한 ‘하나UBS엄브렐러뉴인덱스K-1[주식-파생]Class C’는 114.68%와 81.04%로 수익률 차가 33.64%포인트나 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의 수익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낸 인덱스펀드도 많았다. 5월 17일 기준으로 코스피200의 1년 수익률은 25.41%로 이에 못 미친 인덱스펀드는 조사 대상 27개 중 절반에 가까운 12개나 됐다. 펀드 수익에 자동적으로 포함되는 배당금 수익률을 감안하면 그 개수는 26개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배당을 포함한 3년 수익률(12.03%)에 못 미친 펀드는 9개, 배당을 포함한 5년 수익률(99.74%)에 못 미친 펀드는 6개로 장기로 갈수록 지수와의 차이는 좁혀졌다.

○ 운용사 역량 따라 수익률 달라져

이는 인덱스펀드가 단순히 지수만 추종하는 펀드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대부분의 인덱스펀드가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 나름의 운용 전략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500개 가까운 인덱스펀드가 있는데 이 중 순수하게 지수만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는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내 인덱스펀드들은 대부분 지수보다 초과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인핸스드(enhanced) 인덱스펀드’라는 것.

김형도 한국투자신탁운용 인덱스펀드 매니저는 “초과수익은 현물과 선물 간의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 거래에서 주로 얻는데 기회를 잡고 못 잡고에 따라 같은 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인덱스펀드라도 수익률이 달라진다”며 “다만 올해부터는 공모형 펀드의 거래세 부담이 늘어나 차익 거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코스피200을 추종한다고 해도 인덱스펀드별로 선택하는 120∼150개 종목에 따라 수익률은 갈린다. 이천주 삼성자산운용 인덱스펀드 매니저는 “인수합병(M&A) 직전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 종목을 더 많이 매입하거나 같은 업종의 비슷한 종목 중 가격이 내린 종목으로 빨리 갈아타고 상장이나 공모주 청약 때 주가 움직임을 예측해 움직이는 등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찬 교보악사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장은 “인덱스펀드에 가입할 때는 운용 보수가 너무 높지 않은지, 자금의 입출이 안정적인지 등 기본적인 사항은 물론이고 누적 수익률뿐 아니라 구간별 수익률에서도 비교대상 지수와 비교해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인덱스펀드(Index Fund)::

수익률이 기준지수(벤치마크)의 수익률과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해 초과 수익을 올리는 액티브(Active) 펀드와 달리 통제 가능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을 거둔다. 최근에는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의 중간 성격으로 매니저 대신 기계가 과거 수치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투자하는 퀀트 펀드도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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