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Golf]클럽하우스는 지금 막걸리 vs 맥주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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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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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필드 주문밀려 ‘활짝’

주춤한 맥주 ‘여름 반격’ 채비

사진 제공 이포CC
사진 제공 이포CC
요즘 필드에서는 우리 둘이 선의의 경쟁이라도 벌이는 것 같아요. 누군지 아시겠어요. 맥주와 막걸리입니다. 어떤 분들은 상반된 이미지라고 하실지 모릅니다. 맥주가 도시 분위기인 반면 막걸리는 토속적인 느낌을 준다고 하죠.

맥주는 전통적으로 주말골퍼의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바싹 구운 멸치와 고추장을 곁들인 맥주 한 잔은 갈증 해소에 그만이죠.

맥주는 스타 마케팅으로도 한껏 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이트맥주가 메인스폰서인 남녀 프로들의 강세가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상금왕 서희경(24)과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투어 상금 선두 김대현(22)이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5승을 챙긴 서희경은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KIA클래식에서 트로피까지 안으며 해외 무대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지난해 5년 장기 계약을 한 김대현은 300야드가 넘는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이달 매경오픈 우승, SK텔레콤오픈 준우승의 눈부신 성적을 냈죠. 이 회사 홍보팀 전영태 차장은 “주류 회사의 이미지 개선과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며 “회사 직원의 단합과 사기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군요.

탄탄하던 맥주의 입지가 요즘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막걸리 열풍은 골프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늘집은 물론이고 클럽하우스까지 당당히 진출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요. 막걸리는 몸에 좋은 유산균이 일반 유산균 음료보다 100배가량 많지만 열량은 낮다고 해 웰빙 음료 대접을 받습니다.

서울탁주, 국순당 등 주요 막걸리 제조업체는 전국의 골프장에서 몰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입니다. 장수막걸리와 월매막걸리로 유명한 서울탁주 박상태 영업부장은 “물량을 늘려달라는 골프장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지만 생산량 한정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자랑하더군요.

골프장 막걸리의 원조로는 경기 여주의 이포CC가 꼽힙니다. 1990년대 중반 이미 막걸리를 판매했습니다. 이포CC 김성원 사장은 “캔 막걸리가 국내에 처음 출시됐을 때 지인의 권유로 들여놨는데 보관이 쉽고 고객 반응도 좋아 우리 골프장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안성 베네스트GC는 3월 1일부터 5월 말까지 막걸리가 5010병, 생맥주가 5132잔 팔려 팽팽히 맞섰더군요.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에는 주막 분위기의 포장마차가 눈길을 끌었답니다. 막걸리가 유행하면서 홍어무침, 김치전, 순대 같은 안주도 입맛을 당깁니다.

레이크사이드CC 윤대일 사장은 “막걸리와 맥주의 판매 비율이 7 대 3 정도다. 하지만 막걸리의 단가가 맥주보다 훨씬 낮아 매출에 큰 영향은 없다”고 분석하더군요.

막걸리에 밀려 주춤거렸어도 맥주는 올라가는 수은주와 함께 반격을 노리고 있습니다. 더위를 식히는 데는 뭐니 뭐니 해도 맥주에 사이다를 탄 ‘맥사’뿐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맥주로 할까, 막걸리로 할까. 선택의 갈림길에서 행복한 고민 좀 해보시죠.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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