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2007년 시작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를 마무리하고 본협상에 앞서 농수산물 등 민감한 분야에 대한 사전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은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한중 FTA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했다. 양국은 MOU에서 2007년 3월부터 2008년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산관학 공동연구를 종료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서명 이후 공동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으로 평가하고 향후 긴밀하게 추가 협의를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원 총리는 “가급적 빨리 양국 간 협상이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 대통령은 즉답 대신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하자”고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양국은 FTA 공동연구의 다음 단계로 여겨지는 본협상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민감한 분야에 대한 사전협의부터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양국은 본협상 개시를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협의를 진행하며 이 결과를 토대로 실제 협상의 시행 여부와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이 FTA 체결을 위한 본협상에 들어가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산관학 공동연구를 마치면서 본협상 개시 전에 별도로 사전협의 단계를 만든다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며 “한중 FTA가 지니는 파급력과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하자는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김 본부장과 천 부장은 23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통상장관회담에서 한중 FTA가 가져올 영향, 양국의 법과 제도 현황 분석, FTA 협상 관련 권고 등의 내용을 담은 ‘한중 FTA 산관학 공동연구 보고서’를 검토하고 이날 공식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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