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단기차입금 은행세 부과해야 환율급변동 위기상황 줄일수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일 03시 00분


신현송 靑국제경제보좌관 지적
김중수 한은총재 “취지에 공감”

신현송 대통령국제경제보좌관은 1일 환율 급변동의 주범으로 꼽히는 해외 단기차입금 등 비(非)예금성 부채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보좌관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6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 토론자로 참석해 단기 외화차입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 보좌관은 “은행의 부채 가운데 비예금성 부채의 비중이 크면 예기치 못한 충격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며 “비예금성 부채에 부과하는 은행세는 위기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 중 안식년을 맞아 대통령보좌관으로 임명된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미국 금융위기를 예측한 전문가다.

비예금성 부채에는 국내 은행 및 외국 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의 차입금과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이 포함된다. 특히 외은지점 차입금은 단기차입 비중이 90%에 이르러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20개국(G20)과 보조를 맞춰 비예금성 부채에 일정률의 부담금을 매기는 은행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신 보좌관은 “비예금성 부채는 경기 변동성이 크다”며 “비예금성 부채가 늘면 만기가 짧아지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당시처럼 금융시장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세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파급효과가 크고 규제를 회피하기 힘든 비예금성 부채에 부과돼야 한다”며 “이는 경제의 거시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의 종합토론에서 신 보좌관의 은행세 부과 주장과 관련해 “남유럽 재정위기에서 원화 가치의 변동성이 유로화의 변동성보다 컸던 게 단적인 예”라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총재는 또 “중앙은행의 역할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물가안정에만 노력을 기울여 온 한은이 (한은법 개정을 통해) 앞으로는 금융안정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인 정책 공조와 금융안전망 구축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는 한국 등 신흥시장국의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간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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