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주자치고는 좋은 실적을 냈다고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IBK기업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진짜 최고 증권사를 만들겠습니다.”
2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형승 IBK투자증권 사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다짐했다. 2008년 5월 설립된 IBK투자증권에 창립 멤버이자 부사장으로 합류했던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넘어 설립 2년차인 지난해 48억 원의 흑자를 내고 지점을 28개로 늘리며 신생 증권사의 기틀을 다졌다.
행정고시 29회로 옛 재정경제부를 거쳐 삼성증권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이 사장은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 개발을 주도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펀드 가입 고객들이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볼 수 있는 옵션상품(코스피200풋주식워런트증권)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펀드백신 서비스’를 비롯해 주식 매수 이후 손절매한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 ‘로우컷 서비스’, 펀드 환매 다음 날 투자금액을 돌려주는 ‘익일환매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규 점포 개설을 위해 인프라 구축 투자비를 많이 지출했지만 흑자를 내 큰 의미가 있다”며 “로우컷 서비스 등 회사 수익의 일부를 포기하면서 얻어낸 고객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신설 증권사 처지에서 ‘차별화’는 미사여구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점을 50개까지 늘려 개인고객 기반을 확보한 뒤 기업고객이 강한 IBK기업은행과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중소, 중견기업에 특화된 증권사로 자리매김해 투자은행(IB)으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지금도 안산 창원 구미 등 공단지역에 강한 IBK기업은행과 같은 건물에 지점을 열면서 중소기업의 직접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소기업 법인 자금만 아니라 오너의 개인자금까지 유치해 종합적인 투자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새 지점을 개설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IBK증권에 맞는 적합한 경력자를 뽑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력사원을 뽑을 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네임이 있는 대형사 출신이 아니라 작은 조직에서 최선을 다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로열티”라며 “인재가 확보되는 대로 지점 확충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IBK증권은 경력사원 채용과 함께 올해 3회째인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당장의 성과보다 2대 최고경영자(CEO)로서 5년, 10년 뒤 회사 성장을 위한 기틀을 잘 다졌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