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州정부의 빚 때문에 곧 끔찍한 문제와 마주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4일 03시 00분


워런 버핏, 美눈덩이 부채에 일침

미국의 나랏빚이 사상 처음으로 13조 달러(약 1경5600조 원)를 넘어섰다.

미 재무부는 2일(현지 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국가채무가 1일 기준 약 13조508억 달러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국가부채가 13조 달러를 넘어선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미 CBS뉴스는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9.4%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액수”라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가채무는 최근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임한 8년 동안 4조9000억 달러가 증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할 때 이미 10조6000억 달러가 넘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2조4000억 달러가 더 불었다.

국가부채 규모가 과도한 지경에 이르자 미 정치권의 입씨름도 뜨거워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시의 카네기멜런대 연설에서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설 때부터 정부예산은 3조 달러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며 “전 행정부가 부유층 감세 등 무능한 정책을 펼쳐 향후 10년간 8조 달러의 재정적자를 피할 수 없는 상태”라고 비난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현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 등이 정부 지출의 주요 원인이라며 반박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미 의회 산하 금융위기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버핏 회장은 “미국의 많은 주정부가 빚 때문에 곧 ‘끔찍한 문제’와 마주할 것”이라며 “몇몇 주는 연방정부가 긴급구제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지방정부가 발행한 채권이 문제”라며 “현재로선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핏 회장은 청문회에서 금융위기로 인한 미 주택시장 붕괴의 책임을 신용평가회사에만 물을 순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잘못된 신호를 준 건 맞지만 당시엔 나를 포함해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고 옹호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주식 17%를 보유하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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