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 광고]도발적 섹시함의 유혹

  • Array
  • 입력 2010년 6월 5일 03시 00분


현대차 ‘투싼ix’ 광고 ‘언제까지 쿨한 척할 것인가’

기존 자동차 광고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섹시함’을 앞세운 현대차 ‘투싼ix’의 광고 ‘언제까지 쿨한 척할 것인가’ 편. 사진 
제공 이노션
기존 자동차 광고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섹시함’을 앞세운 현대차 ‘투싼ix’의 광고 ‘언제까지 쿨한 척할 것인가’ 편. 사진 제공 이노션
데이트 뒤 집까지 데려다 준 남자에게 여자가 말한다. “집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 있기 무서워….” 이어지는 남자의 ‘쿨(cool)’한 대답. “그러면 문단속 잘해.” 돌아서는 남자의 얼굴에 솔직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후회가 묻어난다. 그런 남자에게 던지는 현대차 ‘투싼ix’의 한마디. “언제까지 쿨한 척할 것인가.”

여자친구가 남자에게 묻는다. “오빠 나 혼자 여행 갔다 와도 돼?” 남자는 고민에 빠진다.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가지 말라고 말하지 못한다. 자신이 쿨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남자는 마지못해 허락한다. 자신의 속마음과는 다른 행동이다.

현대차 투싼ix의 광고 ‘언제까지 쿨한 척할 것인가’ 시리즈는 이렇게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기 싫어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문단속 잘해 편’과 혼자 여행을 가겠다는 여자친구를 쿨하게 보내주는 ‘여행 편’이 그것.

‘도발적 섹시함’을 기본 콘셉트로 하는 투싼ix 광고는 지난해부터 이런 콘셉트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투싼ix의 1차 광고는 택시 안에서 취한 척하며 살짝 어깨에 기대는 여자를 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인다면 당신은 아직 멀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시작됐다. 그리고 이번 광고는 여성에게 쿨한 척하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남자라면 누구나 여자친구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어 한다. 자신의 속마음과는 달리 쿨한 척, 매너 있는 척, 예의바른 척 행동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솔직함을 중시하는 20, 30대라면 쿨한 척보다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쿨한 것과 쿨한 척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에서 우러나 흔쾌히 여자친구에게 혼자 여행을 갔다 오라고 한다면 쿨한 것이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허락하는 것은 쿨한 척이다. 이번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쿨함과 쿨한 척의 대비를 통해 솔직함을 강조해보고 싶었다.

투싼ix 광고의 배경에 깔린 ‘섹시’ 코드 역시 솔직함의 표현이다. 물론 광고 시작 당시 이런 섹시 콘셉트는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 자동차 광고는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 성능이나 스타일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광고 제작에 앞서 주된 수요층인 20, 30대를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했다. ‘자동차 광고는 제품의 성능이나 외관을 중시하는 전형성을 갖고 있는데 이번 광고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감을 얻었다. 기존 자동차 광고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자동차 자체가 아닌 자동차를 타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광고를 만들며 TV를 통해 광고를 접하는 남성이라면 당장 투싼ix에 여자친구를 태우고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었다. 쿨한 척하는 가면을 벗고 솔직한 모습으로 투싼ix와 함께하는 도발적 일탈을 꿈꾸게 하고 싶었다. 시원하게 뻗은 도로와 성능을 뽐내며 질주하는 멋진 디자인의 자동차. 기존 광고의 이런 틀을 벗어나 하나의 완결된 에피소드를 ‘섹시’라는 코드에 담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투싼ix의 광고는 분명 새로운 시도였다. 쿨한 척하지 않고 과감하게 틀을 깨는 투싼ix의 광고 시리즈. 그 도발적 섹시함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기대해도 좋다.

배민아 이노션 광고1본부 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