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가뜩이나
경기 안좋은데…” 표류땐 건설 직격탄 우려 ‘6·2지방선거 후폭풍’이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여당의 선거 패배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오던 주요 경제정책의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특히 세종시와 4대강 개발 사업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워 둔 기업들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기업들은 올 하반기 경영전략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2008년 주요 기업의 투자와 채용이 크게 늘었는데 당시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이번에는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의 표류가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에 소극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 발등의 불, 세종시
당장 기업들에 떨어진 발등의 불은 세종시 문제다. 삼성, 한화, 웅진, 롯데 등 세종시 투자 예정 기업들은 대체 용지 물색 등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당초 6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연내 설비 착공에 들어간다는 복안이었지만 여당의 선거 패배로 세종시 입주 사업의 백지화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세종시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삼성은 2015년까지 2조500억 원을 들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연료전지, 첨단 의료기기 등의 생산 기지를 세울 예정이다. 이 계획은 삼성이 ‘10년 먹을거리’로 추진하는 5대 신수종 사업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 측은 “해외 경쟁사들도 이미 시설 투자에 나선 LED 조명은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공장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며 “세종시 투자가 어려워질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대체 용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한화는 앞으로 10년간 1조3270억 원을 투자해 국방미래기술연구소, 태양전지 공장, 대한생명 금융연수원, 한화L&C 부품·소재 공장 등을 입주시킬 계획인데, 특히 국방미래기술연구소는 시한을 다투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국방미래기술연구소 설립은 반드시 연내 결정이 돼야 하기 때문에 다른 용지 물색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1000억 원을 들여 식품바이오연구소를 세우기로 한 롯데도 “관련법이 국회에서 어떻게 처리될지를 지켜보고 있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계속 표류하면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하반기 경영전략 손질 불가피
4대강 개발 사업을 둘러싼 논란도 건설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세종시 투자는 중장기 연구개발(R&D) 사업이지만 4대강 사업은 건설 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건설사의 줄도산설이 파다할 정도로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데 4대강 사업이 표류하면 관련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유럽발 재정위기의 확산과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 채택,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올해 하반기에 영향을 미칠 불안요소들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경영방침을 정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이달 말 열고 여러 변수를 반영한 경영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세종시 투자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최지성 사장, 이재용 부사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 400여 명이 참석한다. LG그룹도 이달 8일부터 3주간 구본무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컨센서스 미팅’을 갖고 앞으로 경영전략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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