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특강]은퇴 준비로 해외시장 투자? 이것만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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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노후생활에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형펀드나 퇴직연금 같은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면 해외 금융시장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막상 자신이 은퇴할 때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할 수도 있어 노후자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0년대 초 일본 은퇴자들은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가 이후 닥쳐온 자산가치 하락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만약 일본 은퇴자들이 자금의 일부를 해외에 분산투자했더라면 당시의 고통을 어느 정도는 피할 수도 있었다.

은퇴 준비자들이 염두에 두면 좋을 해외시장 투자 요령을 살펴본다.》

[1] 성장속도 빠른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주목

해외 분산투자를 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항목은 투자지역의 ‘성장성’이다. 한국 경제와 증시의 하락 소지를 피하려는 목적이므로 한국보다 느리게 성장하는 지역은 제쳐놓아야 한다. 물론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는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노후대비는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이므로 길게 보면 변동성이 평균치로 모아진다.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꼽을 만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0년 브릭스 지역은 8%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나 일본이 2, 3% 정도, 한국도 4, 5%대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브릭스의 성장세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2] 중장년층 증가하는 국가, 장기적으로 유망


장기투자를 고려할 때 중요하게 감안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해당 국가의 40, 50대 중장년층 규모이다. 20, 30대들은 소득이 적고 결혼과 내 집 마련 등 쓸 곳은 많아 돈이 부족하다. 40, 50대는 소득이 많고 소득에 비해 높은 저축성향을 보인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가 40대가 되기 시작한 2000년 초반 이후 개인 금융자산이 1000조 원 정도 늘었다.

인구구조로 봤을 때 자산시장의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이다. 인도는 2050년까지 생산가능 인구수 및 40, 50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이고 브라질도 2045년까지 꾸준하게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국가들에서 장기적으로 자산시장이 성장한다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3] 한국 60%-해외 40% 투자 비율이 최적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한다면서 국내 투자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는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상당기간 한국 경제의 경쟁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투자와 해외 투자 사이에서 자산을 어떤 비중으로 배분하는 게 가장 좋을까.

국내 주식과 브릭스 주식을 예로 들어 분산투자 효과를 살펴보면 돈을 한국에 60%, 브릭스에 40% 투자했을 때 기대수익률은 연 20%, 변동성은 연 23%로 계산됐다. 반면 브릭스 주식에만 투자했을 때는 기대수익률이 연 28% 정도로 올랐지만 변동성도 커졌고 국내 증시에만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국 6, 해외 4의 비율이 최적인 셈이다.
[4] 퇴직연금-개인연금 적립금엔 당장은 세금없어


세금은 노후자금을 줄어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올해부터 해외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은 매매 및 평가차익에 대해 매년 펀드를 결산할 때 세금을 내야 한다. 그렇지만 해외투자를 하면서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퇴직연금은 퇴직할 때까지 적립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은퇴 시점에 퇴직소득세 또는 연금소득세로 납부한다. 세금을 나중에 내므로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또 연금을 받는 시점에는 투자자가 이미 은퇴했을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는 개인연금도 마찬가지이다. 변액보험은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을 아예 면제받을 수도 있다. 다만 면제 혜택을 받으려면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 한다.
[5] 해외투자 낯설지만 장기투자한다면 필요


1980년대 일본은 강력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시장개척에 나섰다. 자동차와 가전산업에서 미국 기업을 물리치는 기세를 올렸으며 일본 자산시장도 연이은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일본은 10년이 넘는 장기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해 은퇴자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체로 친숙한 투자대상에만 관심을 보인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잘 알려진 기업의 주식을 편입하므로 투자자들의 마음도 상대적으로 가볍다. 하지만 국내 증시규모는 세계 자본시장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증시에만 매달린다면 장기적으로 더 위험할 수 있다. 장기투자에서 위험관리의 핵심은 자산배분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할 이유이다.

윤치선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

정리=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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