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한국 주식을 무섭게 사들였던 외국인투자가들이 남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매도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끌 뚜렷한 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변심’이 당분간 주식시장의 횡보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있어 자금 움직임을 살피며 대응해 나가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 외국인 귀환, 아직은…
남유럽 재정위기와 대북 리스크가 부각된 5월 한 달간 외국인들은 6조400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사상 최대 월간 순매도 금액인 2007년 8월의 8조7000억 원과 비교해 볼 때 상당한 금액에 해당한다. 지난주 외국인들은 4836억 원을 순매수해 5주 만에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의 부진과 헝가리 재정적자 우려가 부각되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우려 외국인 당분간 관망세 유지할 듯 “개미들, 기관 매수 종목 참고 낙
폭과대주 저가매입 해볼만”
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안을 둘러싼 정치적 불협화음이 줄어들지 않는 데다 천덕꾸러기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문제가 가라앉지 않아 시장이 계속 불규칙한 모습을 보일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귀환은 아직 빠른 기대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재정위기 속에 글로벌 제조업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주가 이끌어온 국내 증시의 성장추세(모멘텀)가 약화될 수 있다”며 “우리 증시의 상승폭이 미국 등에 비해 저조하면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는 더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
이에 따라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에 대비해 위험성을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외국인이 떠난 자리를 메우며 시장 수급을 이끌고 있는 기관의 매수 종목을 참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최근 지수의 조정 과정에서 이익 전망치가 개선됐음에도 시장 대비 낙폭이 컸던 종목 중에서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익 모멘텀의 꾸준한 개선에도 주가 상승률이 이에 미치지 못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투신권의 순매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하이닉스, 현대제철, 삼성물산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원-달러 환율 급등과 견조한 경기 회복세로 외국인들에게는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이 여전해 중장기 증시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올 초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집중 매수했던 외국인들이 지난주 저점 형성 이후에는 유통, 금융과 같은 내수주나 철강 등 낙폭과대주를 매수했다”며 “낙폭과대주는 단기 대응 관점에서, 기존 주도주는 2분기 실적 시즌을 대비하는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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