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건설업의 구조조정과 지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이 진행되어온 터라 이번만큼은 선(先)구조조정, 후(後)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선거 이후에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시작될 구조조정은 곧 지원이 임박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부양은 침체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정책 메뉴이다. 건설업은 고용창출 효과도 크고 가계의 주택자산 가치도 키울 수 있어 경기회복의 효과를 그럴 듯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번 건설업 지원 정책에는 기존의 유동성 지원 정책뿐만 아니라 과잉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묶어 두었던 규제들을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대표적인 규제가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미 4월에 보유 주택이 팔리지 않아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가구의 기존 주택을 구입하면 DTI 규제를 풀어주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까지 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건설 및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 규제를 완화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나 만약 규제 완화가 진행된다면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주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택 수요가 늘어나야 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가계부채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한국 가계는 1분기에 금융부채가 864조 원에 이르렀다. 이는 1063조 원에 이르는 국내총생산(GDP)의 81% 수준으로 이미 상당히 높아져 있다. 아직은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있어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에 지장은 없지만 건설경기 부양과정에서 추가로 부채가 늘어나고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은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
또 부동산 가격 하락에 정부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면 부동산 가격은 상향 편향을 띨 수밖에 없고 이는 세대 간 부의 불균등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이미 주택을 보유한 기성세대에게 주택은 자산이지만 앞으로 집을 마련해야 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비용이다. 과잉공급에 의한 부동산 가격 조정은 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인위적인 가격 부양은 소득과 자산기반이 취약한 젊은 세대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부동산 경기회복을 위해 가격 매력도가 높은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실질적인 주택 수요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정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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