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KT 서비스, 마음만 앞서가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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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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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비싼 요금제 매력없어
유무선통합 가입자 14만 불과

애플 ‘아이폰’, 유무선통합(FMC) 전화, 구글 ‘넥서스원’, ‘스마트 셰어링’ 요금제…. 모두 KT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무선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며 선보인 상품들입니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 화제를 모았고 언론에서 크게 다뤘지만 전체 소비자를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소수를 위한 제품이었다는 겁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KT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1500만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는 약 70만 명입니다. 20명 중에 1명도 안 되죠. 통화료를 최대 35% 정도 절약해준다며 KT가 지난해 10월 야심차게 선보였던 FMC 서비스 가입자는 8개월이 지나도록 약 14만 명에 불과합니다. 또 스마트폰 데이터요금에 가입하면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도 추가 요금부담 없이 무선인터넷을 나눠 쓰게 해주겠다는 ‘스마트 셰어링’ 요금에 가입한 고객은 아직까지 거의 없다는 게 KT의 설명입니다.

이 모든 서비스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어렵다’는 겁니다. 아이폰에 가입하려면 KT의 수많은 데이터요금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월 통화료라면 약 2만∼3만 원을 떠올리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3만5000∼9만5000원에 이르는 다양한 요금제는 낯설고 비싸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월 데이터 사용량이 얼마가 될지 스마트폰을 써보기 전부터 짐작할 수 있는 소비자도 많지 않습니다. FMC는 통화료를 싸게 해준다고 하지만 무선랜(Wi-Fi) 접속지역에서만 통화료를 할인받고, 기기를 새로 사야 하며, ‘010’과 ‘070’ 두 개의 번호를 쓴다니 더 알쏭달쏭합니다. 스마트 셰어링쯤 되면 아예 이해를 할 엄두도 나지 않게 마련이죠.

또 KT는 올해 1월 미국에서 구글이 선보인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국내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습니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모델보다 “사양이 대폭 향상됐다”는 보도자료도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제품은 올해 1월 미국에서 판매된 제품과 똑같습니다. 차이점은 구글이 지난달 말 선보인 최신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했다는 것뿐입니다.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KT가 최신 스마트폰을 앞서서 들여오는 것 같아 보이죠.

KT는 그동안 다양한 시도로 통신업계에 무선인터넷 경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영향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KT가 해온 다양한 시도들이 진정한 ‘혁신 사례’가 되려면 왜 이런 혁신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쓰는 소비자는 얼마 되지 않는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상훈 산업부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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