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박스권 장세에도 ‘숨은 보석’… 하반기엔 중소형주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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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외국인 영향력 안크고 하락폭 컸던 종목 눈여겨봐야
전문가 “IT - 설비투자 - 기계 등 유망”… 중소형 관련 펀드도 다양

《남유럽 재정위기가 끈질기게 국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으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6월은 5월의 유럽 재정위기와 대북 리스크라는 두 가지 혼란이 수습되며 큰 조정도, 큰 폭의 상승도 없는 장이 전개됐다.
전문가들은 5월 외국인투자가들이 월간 기준으론 최대 규모인 6조 원 정도를 순매도한 만큼 다시 이 만큼의 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외국인들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연초 이후 10조 원 이상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불과 1개월 만에 그 금액의 절반을 팔아버린 것.
여기에 달러화 약세 전망으로 달러를 팔아 신흥시장에 투자하던 자금의 흐름이 유로화의 급락세로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국인들이 달러 및 유로화의 방향이 계속 갈피를 못 잡고 있어 적극적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외국인의 영향력이 높지 않은 중소형주 중 하락폭이 컸던 종목 위주로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 중소형주로 틈새시장 노려라

2000년 이후 중소형주가 시장 대비 큰 초과 수익을 거뒀던 시기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저효과로 인한 상승을 제외하면 2005년과 2007년을 꼽을 수 있다. 2005년과 2007년의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입됐다는 점이었다.

2005년에는 2004년 금리 인하 후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의 설정이 늘면서 유동성이 확대됐다. 2007년에는 ‘펀드 붐’이 1등 공신이었다. 올해 역시 5월 삼성생명 공모에 20조 원의 대규모 자금이 몰리는 등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예년에 비해 풍부한 상황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지났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추세 자체에 변함이 없고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형주의 가치보다 가격이 싼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을 주도해 온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실적 개선에 힘입어 2007년 이후 설비 투자를 재개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IT업종에서는 PC나 TV, 휴대전화 수요 증가로 반도체 등 관련 부품 소재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수주도 크게 늘고 있다. 자동차 업종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해 현지 법인들의 생산과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있어 중소형주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을 제외하면 대형주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2분기 단기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에 비해 30∼50%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절대적 이익수준이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선화 SK증권 연구원은 “IT, 설비투자 관련주와 과거 중소형주 강세 때 돋보였던 기계 업종에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말했다.

○ 위험 대비 주가기대수익률 점검해야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된 장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소형주에 투자할 때에도 위험 관리 차원의 투자 전략이 가장 유효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위험을 무조건 ‘회피’할 순 없지만 주식시장의 추가적인 반등 가능성을 열어 두며 위험을 ‘관리’ 할 필요는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위험 대비 주가기대수익률이 높은 통신, IT, 소재 업종 중 SK텔레콤, 한섬, 영원무역, LG상사 등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말했다.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중소형 관련 펀드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중소형 종목들의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로는 동양중소형배당증권투자신탁1, 알리안츠Best중소형증권투자신탁, 한국투자중소밸류증권투자신탁,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증권투자신탁, 유리스몰뷰티증권투자신탁 등이 있다.

조승빈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경기 성장추세 둔화는 부정적 소식이지만 경기의 연착륙이 가능하다면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중소형주의 기초 체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조 연구원은 “2010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고 최근 영업이익 예상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는 종목 중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이하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기업으로 종목을 압축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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