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유상증자 주가에 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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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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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공모 유상증자 기업의 10%, 1년내 상장 폐지
단기차익 노린 투자 위험… 재무상태 등 따져보길

[Q] 최근 부동자금이 유상증자에 몰린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유상증자란 무엇이며 기업은 왜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인가요. 유상증자를 하면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 건가요.
물으신 대로 시중에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주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유상증자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실시된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률이 대부분 90% 이상을 기록했고 실권주(기존 주주가 유상증자를 포기한 주식) 일반공모 청약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16, 17일 진행된 LG이노텍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실권주 일반공모에는 1조5450억 원의 청약금이 몰려 35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우량기업의 증자에 시중 자금이 대거 몰렸기 때문입니다.

증자(增資)란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有償增資)는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나 새로운 주주에게 돈을 받고 파는 방식입니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회사에는 새로 주식을 발행한 만큼 자본금이 늘어나게 됩니다.

유상증자는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로 결정하며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주주 우선공모 또는 주주배정 방식입니다. 기존 주주에게만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살 권리를 줘 이들로부터 신주를 모집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일반 공모 방식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통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3자 배정 방식이 있습니다. 주주는 아니지만 회사의 임원, 종업원, 거래처 등 연고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신주인수권을 줘 주식을 사게 하는 방법입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때 기존 주주들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청약을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남은 물량을 실권주라고 하며 회사가 이를 특정 주주에게 배분하거나 일반 공모 형식으로 청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은 왜 유상증자에 나설까요. 차입금 상환 등으로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투자를 위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통상 기업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이자를 내야 하고 만기가 되면 원금도 갚아야 합니다. 반면 유상증자를 할 수 있으면 이자를 내지 않고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하고 싶다고 해서 언제든지 유상증자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실한 회사는 유상증자를 하려고 해도 기존 주주들이 참여하지 않습니다.

시장상황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줍니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 주식이 늘어나 기존 주식의 가치가 줄어드는 효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기업가치 면에서도 주당순이익(EPS)이 감소하게 됩니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활황이고 유동자금이 넘쳐날 때는 늘어난 주식 물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하지만 증시가 침체국면이어서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적을 때에는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우량기업도 유상증자를 포기할 때가 많습니다.

유상증자 종목이 시장에 나오면 투자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성이 좋고 미래에 성장가능성이 높은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이런 회사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신규 사업자금으로 많이 활용합니다. 이때는 단기적인 물량 부담에도 불구하고 호재로 작용해 종종 주가가 상승하기도 합니다. 또 유상증자 공모청약에 참여하면 현재 주가보다 신주를 20∼30% 싸게 살 수 있어 향후 주가가 상승할 때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차익을 노리고 유상증자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당장은 기업들이 유상증자의 성공을 위해 주가방어에 나서면서 주가흐름이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청약 이후에는 주가가 급락할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실기업들은 적자를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일시적으로 메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2007∼2009년 3년간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203건을 분석한 결과 증자 후 1년 이내에 상장폐지된 기업이 22개사(10.8%)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유상증자 계획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공모 청약에 참여할 때는 회사가 망할 염려는 없는지 재무상태와 성장성, 향후 장기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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