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는 스페인의 신용등급 하향 같은 유럽지역의 악재들에 이전과 같이 격하게 반응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부수적인 문제들에 적응력이 생긴 것을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유럽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이것들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은 반복될 것이다.
특히 유럽 문제가 글로벌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조짐이 보인다면 민감도는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글로벌 증시가 반등을 하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상단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과도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소 뜬금없지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특징적인 움직임 한 가지를 주목해 보자. 운수창고업종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운수창고업종의 대표적인 구성 종목으로는 대한항공, 대한통운, 한진해운이 있다.
해운과 항공의 공통점은 무역에서 실질적인 재화의 이동을 책임지는 주체들이라는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에서도 다우존스산업평균 운송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운송지수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연초 대비 9% 가까이 초과하고 있다.
이 업체들의 주가는 경기회복 과정에서 늘어나는 물동량을 정확히 반영한다는 점에서 흔히 실물경기의 나침반으로 불린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물류 관련 통계들을 살펴보면 이에 쉽게 동의할 수 있다. 얼마 전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5월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항구인 시애틀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고 동부지역의 뉴욕과 뉴저지 역시 수입과 수출이 각각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러모로 문제가 되고 있는 유럽지역도 4월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비록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방향성이 엇갈리게 나타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흔들리게 할 만한 소식들이 들리고 있음에도 글로벌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흔들림 없이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유럽의 문제가 단시일에 해결될 성격이 아니며 향후에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에 의해 큰 흐름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큰 흐름이란 결국 글로벌 경기의 회복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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