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차’라는 핀잔을 들으며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인기를 끌지 못하던 해치백 스타일의 자동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세단이어야 폼이 난다’는 강박 관념이 젊은층에겐 점점 옅어지고, 해치백의 탁월한 실용성과 예쁜 디자인이 주목을 받은 덕이다. 세련된 디자인의 수입 해치백 모델들도 국내 시장의 인식을 바꾸는 데 한몫했다. ‘K7’, ‘K5’의 성공으로 한창 탄력을 받은 기아자동차도 올해 하반기(7∼12월)에 ‘포르테’의 해치백 버전을 낼 예정이다. 바야흐로 수입차와 국산차 간에 ‘해치백 대전(大戰)’이 시작될 태세다.》
고유가시대의 ‘실용車’ 해치백 바야흐로 전성시대
■ 해치백의 교과서 ‘골프’
국내 시장에서 이 같은 해치백 유행에 가장 지대한 공을 세운 모델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폴크스바겐의 ‘골프’다. 골프는 그야말로 해치백의 교과서에 해당하는 모델로 1974년 데뷔 이래 약 2600만 대 이상이 팔린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입 전까지는 한국에서 해치백은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과연 성공할 수 있겠나’ 하는 의심어린 눈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나온 ‘6세대 골프 TDI’는 부가가치세 포함 3390만 원이라는 가격에, L당 17.9km라는 높은 연료소비효율, 최고 출력 140마력의 강력한 성능, 단순하면서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 1∼5월 등록 자료 기준으로 20대와 30대에서 판매 1위 모델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차는 비싸고 커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고객에게 골프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골프 TDI의 고성능 모델인 ‘골프 GTD’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골프 GTD는 최고 출력 170마력(4200rpm)에 최대 토크는 1750∼2500rpm의 넓은 실용 영역에서 35.7kg·m로 어지간한 3000cc급 가솔린 엔진의 힘을 웃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8.1초, 안전 최고 속도는 시속 220km. 이런 성능에도 공인연비는 L당 17.8km로 1등급을 구현했다. GTD 모델의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4190만 원이다. ■ 안전, 실용, 성능 뽐내고
볼보의 ‘C30’과 푸조의 ‘308 MCP’도 시장 반응이 좋은 수입 해치백들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C30을 선택하는 고객 중 절반 이상은 여성”이라며 “세련된 디자인도 인기 요인이지만 뒷좌석 도어가 없는 투도어 형식이어서 아이와 함께 타도 안심이 된다는 점이 어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가 만든 차답게 첨단 안전장치도 다양하다. 양쪽 사이드 미러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로 사각 지대를 살필 수 있는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S)’과 야간에 스티어링 휠이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램프를 좌우 각각 15도까지 회전시켜 시야를 향상시켜주는 ‘액티브 벤딩 라이트’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주행시 좌우 미끄러짐이나 전복 현상을 방지하는 접지력 제어 시스템, 경추보호시스템, 레인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이 기본 품목으로 탑재됐다.
푸조 308 MCP는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에 L당 19.5km라는 높은 연비가 자랑거리다. 이 같은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나온 자동차 중 최고 수준이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서울시청까지 왕복 55km 거리를 달리는데 연료 3L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해치백 모델로는 최고 수준인 1.26m² 넓이의 대형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도 갖추고 있다.
아우디 ‘A3’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대형 싱글프레임 그릴과 제논 플러스 헤드램프, 발광다이오드(LED) 방향지시등이 장착된 사이드 미러가 강하고 당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최고 출력 200마력에 제로백 6.9초의 탄탄한 힘으로 운전자에게 달리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국산 해치백도 “여기 있소”
‘i30’는 한국 자동차회사가 만든 해치백으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다. 폴크스바겐 골프 등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현대차의 첫 유럽 전략모델인 만큼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과 다이내믹한 핸들링, 조종 안전성을 향상시킨 서스펜션이 특징. 차 이름에서 알파벳 ‘i’는 정보(information), 혁신(innovation), 나(I) 등을 상징하며 숫자 ‘30’은 C세그먼트를 의미한다고. 1.6 가솔린과 1.6 디젤 모델, 2.0 가솔린 모델 등이 있다.
기아차는 2005년 새로운 ‘프라이드’를 선보이며 5도어 해치백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과거 1987∼2000년까지 판매했던 원조 프라이드가 해치백 모델을 기본으로 세단을 라인업에 추가했던 것과는 반대인 셈이다. ‘클릭’의 후속 모델로 개발된 현대차 ‘뉴 클릭’은 전면부를 대폭 변경해 젊고 날렵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GM대우자동차의 ‘젠트라X’는 국내에서는 판매량이 많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수요가 많아 회사의 핵심 수출 차종 중 하나다. 배기량 1.2L 수동 모델이 L당 17.5km, 1.6L 수동 모델이 L당 16km인 뛰어난 연비가 장점이며, 국내 소형차 최초로 운전석과 동반석에 듀얼 에어백을 전 차종 기본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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