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오프블로그/견문록] “여러 프로그램 동시에” 멀티태스킹 파워 확인

아이폰 새 운영체제 ‘iOS4’
기존 3GS모델서도 사용 가능

애플이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전 2시 ‘아이폰’을 위한 새 운영체제(OS)인 iOS4(사진)를 발표했다. iOS4는 한 번에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과 전자책 서점인 아이북스 스토어 기능 등 다양한 신기능으로 주목받던 OS다.

이번에 발표된 iOS4는 국내에서 판매된 아이폰 모두에서 사용 가능하다. 지금까지 국내 판매된 아이폰은 모두 약 75만 대에 이른다. 하지만 구형 모델인 아이폰3G는 멀티태스킹 등 일부 기능을 쓸 수 없으며 아이폰3GS에서는 기능 제한 없이 iOS4의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다.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건 멀티태스킹 기능이다. 한번 실행한 프로그램은 따로 종료하지 않는 한 다른 프로그램을 쓸 때 계속 실행된다. 애플은 iOS4 발표를 앞두고 미리 발표했던 대로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해도 아이폰 속도는 크게 느려지지 않도록 여러 방법을 사용했다. 동시에 프로그램을 켜놓아도 꼭 필요한 작업을 하는 프로그램 외에는 ‘잠자기’ 모드로 들어가 배터리와 메모리를 적게 쓰도록 하는 식이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이 높은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존 아이폰 OS보다 전원을 껐다 다시 켜주는 ‘메모리 초기화’ 빈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멀티태스킹 기능 덕분에 인터넷전화도 기대를 모은다. 과거 아이폰에서는 사용료가 무료인 ‘스카이프’나 통화료가 저렴한 다른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을 쓰려 해도 한 번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없어 전화를 받는 게 불가능했다.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을 할 때면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화를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아직은 아이폰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사용한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아서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한다. 이와 함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실행해두면 하루 종일 자신이 돌아다닌 행적을 기록할 수도 있고 인터넷라디오를 들으며 다른 작업을 할 수도 있다.

겉모양의 가장 큰 변화는 배경화면을 넣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그동안 배경화면에 어떤 사진도 넣지 못하고 검은 배경화면만을 써야 했지만 이제 사용자가 원하는 사진을 쓸 수 있다. 또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을 9개까지 한 ‘폴더’로 묶을 수 있어 여러 페이지를 돌아다니면서 프로그램을 선택하던 불편도 줄었다.

글자 입력에서는 ‘복사하기’ ‘붙여넣기’ 외에도 ‘교체하기(replace)’ 버튼이 생겨 문서편집이 쉬워졌으며, e메일은 같은 상대와 여러 개의 e메일을 주고받았을 경우 이를 한데 모아 대화처럼 보여주는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사진을 보는 기능도 개선돼 특정 사건, 사람의 얼굴, 촬영 장소에 따라 사진이 분류된다. 하지만 이 분류를 이용하려면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아이포토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전자책 서점인 아이북스 스토어는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책 구매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한글 책이 없어 영어 책만 사볼 수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