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인기가 높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시프트는 언제 누가 만든 것인지, 전셋집인 시프트의 인기가 높은 비결은 무엇인지, 시프트에 입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시프트는 최근 재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6년 취임한 이후 최대 성과라고 꼽는 주택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최대 성과로 ‘청계천’을 꼽는다면 오 시장에게는 ‘시프트’가 있는 것이지요. 오 시장은 지난해 ‘시프트’라는 제목으로 저서를 낼 정도로 애착이 있고, 그래서 항간에서는 시프트를 ‘오세훈 아파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서울시는 2007년 3월 장기전세주택 공급 계획을 밝힌 이후 장기전세주택의 이름을 공모해 ‘패러다임 등을 바꾸다’는 의미의 시프트(Shift)를 그 이름으로 선정했습니다.
시프트의 특징은 주변 전세 시세의 80%, 매매 시세의 30% 수준의 싼 가격으로 최고 20년까지 한곳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년마다 집주인의 사정에 따라 이사를 다녀야 하는 일반 전세와의 차이점인 거죠. 2년마다 계약 갱신을 하긴 하지만 전세금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해 주변 시세가 많이 올라도 세입자들이 전세금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습니다. 시공 후 임대 분양을 하기 때문에 당첨된 뒤 4, 5개월 이내에 입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청약을 할 때 청약통장을 요구하긴 하지만 입주 자격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 뿐 입주 이후에도 다른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시프트는 다른 임대아파트와 달리 분양 전환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내 집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또 2년 단위로 계약 갱신을 하기 때문에 소득기준 등 입주자격을 충족해야 합니다. 향후 수입이 증가해 소득수준이 시프트 입주자격에 맞지 않게 되면 전세 보증금이 20% 할증되거나 6개월 이내에 집을 비워야 합니다. 또 입주 후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돼도 바로 집을 나와야 됩니다.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집을 나오더라도 불이익은 없으며 임대 보증금도 즉시 반환해 줍니다.
시프트는 나오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으면서 변화도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전용면적 60m² 이하 공급량의 30%를 신혼부부에게, 노부모 부양자, 다자녀 가구, 저소득층 등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일정 물량을 우선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올 3월부터는 동일 순위에서 경쟁할 때 그동안 서울시에 오래 거주한 순으로만 선정하던 것을 무주택 가구주 기간, 서울시 거주 기간, 가구주 나이, 부양가족 수 등을 점수화해 가점제로 입주자를 결정하도록 했지요.
또 중산층과 실수요자를 위한 시프트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게 중소형 주택에 고소득층이 입주해 있다는 지적이 있자 소득제한 규정도 확대됐습니다. 기존에는 60m² 이하 소형 주택에 대해서만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70% 이하로 소득제한 규정을 두던 것을 올 하반기부터는 60∼85m²에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00∼150%로 소득제한 규정을 두고 고급 승용차, 토지 등 재산이 많은 사람은 입주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시프트의 입주 자격은 평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무주택 가구주로서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서울 거주자입니다. △무주택 기간이 길고 △서울에 오래 살고 △가구주 나이가 많으며 △청약저축 납입횟수가 많고 △자녀가 많을수록 입주가 유리합니다. 중소형은 소득제한 규정이 있지만 85m² 이상은 소득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시프트에 관심 있는 분들은 가점 항목을 확인해 보고 미리 청약통장 등을 준비해 놓는 게 좋겠지요. 청약통장이 없는 분이라면 물량이 많지 않지만 재건축 아파트를 시프트로 내놓아 상대적으로 비싼 재건축형 시프트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올해 보금자리주택이 인기가 높았던 것은 싼 가격과 함께 서울 강남 세곡지구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시프트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서울에서도 교통이 좋은 역세권, 뉴타운 등 입지가 좋은 지역에서 아파트를 많이 지었던 것입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강남 세곡지구, 서초 우면지구 등 강남권에서 시프트가 많이 나오는 만큼 독자들께서도 ‘로또’에 당첨되는 행운을 노려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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