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中 지린은행 지분 18% 매입… 동북 3성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하나은행이 중국 영업 기반을 넓히기 위해 중국 지린(吉林)은행의 지분 18%를 21억6000만 위안(약 3800억 원)에 사들이며 ‘동북 3성’ 지역 공략에 나섰다. 국내 금융회사가 중국 금융회사 지분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또 지린은행과 손잡고 중국인 전용 창구가 마련된 ‘하나-지린은행’ 협력 점포를 국내에 열고 한국에 있는 57만 명 중국인과 중국동포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29일 서울 구로구 독산동 노보텔 앰배서더호텔에서 ‘지린은행 지분 투자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기념식을 열고 “지린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12억 주를 총 21억6000만 위안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의 지분 매입 승인을 받았으며 자본금 변경과 관련된 등기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이로써 하나은행은 지린은행의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조만간 상임 부행장 1명과 비상임이사 1명을 파견해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지린은행의 지점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현지 소매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린은행도 개인금융, 리스크 관리, 정보기술(IT) 분야의 직원을 파견해 하나은행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7년 전 지린대학에 ‘하나 금융자 과정’을 만드는 등 오랫동안 지린 성에서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에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며 “국내 금융기관이 처음으로 중국 은행 지분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또 이날 서울 구로구 구로동과 영등포구 신길동, 대림동, 경기 안산 등 4곳에 중국인 전용 창구를 둔 ‘하나-지린은행’ 협력 점포를 열었다. 전용 창구 직원을 중국 동포로 채용했고 송금과 환율 서비스를 강화한 중국 고객 전용 통장인 ‘一六八통장’도 내놨다. 하나은행은 경기 김포와 오산, 수원 등 중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협력 점포를 넓혀갈 계획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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