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48년만에 첫 정상회담…‘우호 발전 공동선언’ 채택
파나마운하 방문 李대통령 “마침 한국배 지나가니 좋다”
파나마를 공식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8일(현지 시간) 리카르도 마르티네이 파나마 대통령과 함께 파나마 운하의 태평양 쪽 미라플로레스 갑문에서 통로를 지나는 컨네이너 선박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나마시티=안철민 기자
캐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파나마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리카르도 마르티네이 대통령과 1시간 반가량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13개 항으로 구성된 ‘대한민국과 파나마의 우호관계 발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한-파나마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체결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파나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의 체류 기간 연장에도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 파나마 일간지 ‘라 프렌사’에 게재된 인터뷰에서도 “한국은 중남미의 경제적 중요성을 감안해 2004년 칠레와 FTA를 체결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중남미 국가들과 FTA 체결을 추진해 교역관계를 증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의 파나마 방문은 1962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8개국으로 구성된 중미통합체제(SICA) 의장국이 된 파나마는 자국에서 SICA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맞춰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파나마의 광물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분야 등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마르티네이 대통령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두 정상은 또 이중과세방지협정을 가까운 시일 내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 현재 양국 교역량은 55억 달러로 파나마는 중남미 국가 중 우리나라의 3위 교역국이다.
한편 마르티네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의 무력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한국 정부의 신중하고 절제된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희생자 46명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마르티네이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파나마 운하를 1시간가량 시찰했다. 이 대통령은 한진해운 소속의 컨테이너선이 갑문 앞에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마침 대한민국 배가 지나가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고, 마르티네이 대통령은 “한국 배가 지나가니 통관료를 1달러 깎아주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 대통령은 ‘운하를 본 소감이 어떠냐’는 기자 질문에 “글쎄 말이야…. 운하가 이 나라 경제에…”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 대통령은 일간지 ‘라 프렌사’ 인터뷰에서도 “파나마가 ‘세계의 교차로’로 불리게 된 데에는 파나마 운하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한-SICA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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