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재정 전망도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달 30일 올해 미국 공공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인 국내총생산(GDP)의 6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 40%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초당적 기구인 CBO의 더글러스 앨먼도프 국장은 이날 의회 재정적자 대책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급증하는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지 못하면 미국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2035년 미국의 공공부채는 GDP의 8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연방정부는 국채 이자로 GDP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있으나 2035년에는 국채 이자부담이 GDP의 4%로 늘어난다. 이는 연방정부의 재정수입 가운데 3분의 1을 국채 이자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앨먼도프 국장은 이러한 시나리오는 ‘장밋빛 전망’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올해 말 만료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연장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산층 세제혜택 정책이 지속되며 △건강보험개혁 관련 정부지출이 증가할 경우 재정적자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경우 2035년 미국의 공공부채는 185%까지 치솟으며 국채 이자지급액은 GDP의 9%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앨먼도프 국장은 공공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과도한 재정지출을 지목했다. 2020년 재정지출 규모가 GDP의 26%, 2035년이면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부양책으로 정부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재정적자 때문에 추가 부양책이 중단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 주 라신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는 타당하다”며 “향후 몇 년간 점진적 방식을 통해 재정적자를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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