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빠진 증시에 연기금 ‘구원등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국민연금 주식투자 비중 내년 18%로 늘리기로
“올해 매수여력 9조4000억”

외국인투자가의 순매수가 주춤하고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약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으로 대표되는 연기금이 한국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4월 이후 유럽발 재정위기로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4076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연기금은 주식 보유를 늘렸다”며 “2분기에 세계 20대 증시가 평균 8.9% 하락했지만 한국의 코스피는 0.3%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한 것은 인도와 한국 두 나라뿐”이라며 연기금의 힘에 주목했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가 심의 의결한 ‘2011년도 국민연금 기금 운용 계획(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올해 16.6%에서 내년에는 18.0%로 늘리고 채권투자 비중은 71.9%에서 67.6%로 낮추기로 했다. 투자 다변화를 꾀하고 주식 비중을 늘려 전체 금융자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1일 보고서에서 “올해 4월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를 모두 국민연금의 순매수로 간주한다면 6월 29일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직간접 주식투자 금액은 40조7000억 원으로 전체 투자액 중 국내 주식 투자비중은 13.83%로 추정된다”며 “올해 국민연금 국내주식 목표비중(16.6%)을 감안하면 약 9조4000억 원의 매수 여력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목표비중(18%)을 감안하면 내년 한 해 동안에만 국내 주식투자 금액이 약 10조3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연기금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8∼9배에 순매수가 집중됐다”며 “최근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가 9.1배로 투자할 만한 매력이 지속되고 있고 기업 이익의 절대금액 추정치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연기금의 주식매수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외국인이 주춤하고 투신권은 주식형펀드 환매로 매수 여력이 낮아진 현 시점에서는 연기금의 순매수가 지속되는 종목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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