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을 초래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중국과 미국의 불안한 거시경제 지표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 말 1.7%에서 0.3%로 하향 수정되었고 구매자관리지수(PMI)가 2개월 연속 둔화되었다.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 만에 급락하는 등 미국 경제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항간의 우려처럼 글로벌 경기는 더블딥으로 진행되어 갈 것인가.
우선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경기확장 속도가 느려진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를 성장이 멈추는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의 발단이 되었던 정부의 ‘부동산 가격과의 전쟁’은 점차 일단락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4월을 고점으로 하락 전환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기관 대출규제 정책은 현 수준에서 더는 강화되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중국 내수시장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기존 내수시장 진작 정책의 기간을 연장하고 범위를 확대했다. 6월 중국 소매판매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8.8%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수시장의 확대는 예상된 경로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 지난 주말 고용 지표가 발표되었다. 고용시장은 미국 경제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측정도구다. 발표 직전까지 컨센서스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었고 실제로 컨센서스를 하회한 부분도 있지만 고용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정부의 임시직 고용 효과가 사라지면서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12만 명가량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민간부문 고용은 8만3000명 증가해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게다가 2010년 월평균 해고자 수는 5만2000명으로 전년 평균치 대비 52% 감소했다.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고용 인원을 감축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실업률도 9.5%로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다. 다만 여기엔 65만2000명이 구직을 포기해 실업률 산정의 근거가 되는 인구가 줄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또한 미국 가계의 근로소득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 근로소득 증가율은 2010년 3월 이후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근로소득 및 고용에 선행성을 보이는 제조업 초과 근로시간도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도 우려할 만큼 악화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이목이 경제지표에 집중된 만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중국과 미국이 글로벌 증시에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개연성은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내수경기의 확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인 데다 미국 고용시장이 추가로 악화될 소지가 크지 않다는 측면에서 더블딥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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