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차곡차곡 월급을 모아온 김모 씨(29). 목돈을 어느 정도 마련한 만큼 난생 처음 차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지만 현금으로 사기엔 부담스러워 자동차 관련 금융상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머리는 점점 아파왔다. 카드회사부터 캐피털사에 이르기까지 상품이 너무 많아 도대체 무엇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지 알기 힘들었다.
앞으로는 김 씨와 같이 새 차 마련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는 소비자가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차종과 현금 구매 비율, 대출 기간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각 카드사 및 캐피털사별 자동차 할부 상품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 맞춤형 비교공시시스템으로 쉽게 비교
금융감독원은 ‘자동차 할부 맞춤형 비교공시시스템’을 개발해 5일부터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를 통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차 구입을 계획할 때, 비교공시시스템에 들어가 내가 원하는 자동차 회사의 차종(전체 47개)과 차량 금액 중 현금으로 낼 비율(10, 20, 30%), 대출 기간(12, 24, 36개월)을 입력하면 카드사 및 캐피털사별 금리와 취급수수료, 이 둘을 합한 실제 연 단위 금리, 전 분기 평균 실제 연율 등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중고차의 경우에도 신용등급(1∼10등급), 취급 수수료(유무), 대출 기간을 넣으면 각 할부 금융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또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연체 이자율 및 중도상환 수수료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할부금융 상품비교 공시’ 메뉴를 클릭해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신용등급이 금리 등 구입 조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고차 구입 시에는 공시화면에 연결된 신용정보회사 홈페이지에서 본인 신용등급을 먼저 조회해야 상품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다.
○ 신용등급 관련 요건은 개인적으로 살펴봐야
‘그렇다면 현금이 많을 때, 대출 기간이 길 때 등 상황별 가장 유리한 상품은 뭘까?’ 상담 결과나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금 사정이 넉넉해 현금 구매 비율을 높일 수 있다면 카드사의 할부 금융상품이 좀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기간이 길 경우에는 전통적인 캐피털사의 상품이 유리한 것으로 표시됐다. 홍재필 금감원 여신전문서비스실 팀장은 “각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상품들이 있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어떤 상품이 유리하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자신의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해 상품을 비교해 봐야 할 것”이라며 “공시시스템이 여신 금융사 상품에만 한정돼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은행권의 각종 ‘오토론(자동차 대출)’ 상품은 비교공시시스템에서 빠져 있다. 또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른 ‘대출 한도’나 담보 조건은 시스템에 나와 있지 않아 소비자가 추가로 살펴봐야 한다.
금감원과 여신금융협회 측은 “보완할 부분이 있지만 캐피털사들이 최근 평균 금리를 기존의 연 25% 수준에서 10% 후반대까지 낮춘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 이외 할부상품과 대출상품의 비교공시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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