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사진)이 8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를 지원할 은행이 없는 국내 금융계의 현실을 개탄하며 향후 우리나라의 원전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최 장관은 이달 초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멕시코에 다녀온 일을 소개했다. 그는 “해외에 가보니 우리 기술과 제품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좋았다”며 “멕시코 역시 한국의 원전 및 전력망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장관은 원전수출에 필요한 파이낸싱 부문에서 국내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에선 한국 기업은 당연히 파이낸싱을 해서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주인이 없어서 (대형 투자 부담을 감내한 파이낸싱이) 안 되고 있다”며 “이럴 때 산업은행 같은 곳이 나서줘야 하는데 민영화를 앞두고 카드사업 같은 리테일(소매금융)만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경제계에서는 국내 금융사들이 내수시장에서 대출이자로 수익 챙기기에만 머무르고, 해외로 나가 글로벌 금융업계와 경쟁하는 데엔 소홀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원전이나 플랜트 투자는 장기적으로 대형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이지만 사업의 규모나 성격상 경험도 없고 부담도 큰 만큼 국내 은행들은 참여할 여력도, 의지도 없는 상황이다.
최 장관은 “지금으로서는 해외 투자은행(IB)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우리에게 불리한 것”이라면서 “우리 금융기관들이 하면 코스트도 낮고 기업들도 일하기 쉬울 텐데 어느 세월에 이런 금융기업이 나올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최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하도급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는 영업이익률이 15%인데 협력사의 절반 정도는 2∼3%밖에 안 된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최근 1차 공급업체들의 상황은 좀 나아졌는데 그 밑에 2, 3차 업체들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 수익이 밑으로 가는 과정에서 ‘배달사고’가 없는지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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