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인피니티가 신형 ‘M’을 내놓으면서 자랑스럽게 외친 말이다. M37과 M56 두 가지 모델 중 8기통 5.6L 엔진이 들어간 M56(사진)을 시승했다. 인피니티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모델이어서다.
외관은 패밀리룩 스타일로 완전히 바뀌었다. 고성능을 상징하는 불룩한 전륜 펜더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근육질 단거리 선수를 연상시키는 스타일이다. 이전 모델의 각진 모습보다 훨씬 감각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다. 실내도 많이 고급스러워졌다. 사실 과거 인피니티의 내장 마감재나 스위치류의 작동감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름을 붙이기 미안할 정도였지만 이제는 확실히 품질감이 럭셔리 수준으로 올랐다. 특히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는 최상의 음질을 제공해 콘서트 현장에 온 것 같은 감동을 제공했다.
여기저기에 배치된 안전 관련 전자장비는 지금까지 나온 자동차 중 가장 앞선 수준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기본이고, 전방 차량과 충돌이 예상되면 경고음을 울리며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를 정지시켜준다. M56의 안전기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졸음운전 등으로 서서히 차로를 벗어날 경우 운전자가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아도 네 바퀴에 각기 다른 압력의 브레이크가 걸려 차가 차로 가운데로 복귀하도록 해준다. 완벽한 기능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 같다. 여기에다 차체가 미끄러지는 등 사고가 예상되면 안전벨트도 바짝 당겨준다.
동력성능은 강력하긴 하지만 5.6L라는 대배기량이 주는 기대에는 살짝 미치지 못한다. 최대 출력 415마력, 최대 토크 57kg·m에 이르는 힘은 차를 정지상태에서 5.8초 만에 시속 100km에 올려놓았다. 배기량을 감안하면 0.5초 정도는 더 당겨져야 기름을 퍼먹는 차를 몰고 다니는 데 대한 적절한 보상이 될 것 같다. 물론 이 정도 성능만 해도 일반 운전자가 몰고 다니기에는 정신이 아뜩할 정도로 빠르긴 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253km까지 올라간 뒤 속도제한 장치가 작동했다.
승차감은 약간 거친 대신 핸들링은 뛰어난 편이다. 기본적으로 인피니티는 스포츠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운전하는 재미는 있지만 직진성이 약간 떨어져 쭉 뻗은 길에서도 자주 운전대를 조작해야 했다. 또 단단한 서스펜션과 20인치의 큰 휠이 들어가 독일차 이상의 초고속주행 안정성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서스펜션이 한층 부드러워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의 5시리즈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M56은 846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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