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먹을거리’로 친환경 부품-모듈통합 시스템 선정
車부품 최고 기업 육성… 2020년까지 매출 30조원 목표
자동차용 멀티미디어, 전자장비부품 등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정전기 제로’를 목표로 작업장을 관리한다. 정전기가 부품에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조립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모비스
“정전기 방지용 신발과 옷을 착용해야 입장할 수 있습니다.”
8일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있는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일체형 제품)과 오디오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섬세한 전자부품을 만드는 곳이어서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는 먼지 등의 이물질을 없앤 뒤 입장해야 한다고 김기준 진천공장장(상무)은 설명했다. 우선 생산라인 입구에 있는 신발 세척기 위에 올라가 정전기 방지용 신발을 세척한 뒤 이어 ‘에어 샤워실’에서 먼지를 털어낸 다음에야 생산라인을 둘러볼 수 있었다.
공장에서는 오디오와 내비게이션에서부터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사각지대 제어 카메라 전자제어장치(ECU), 주차가이드시스템 등 각종 지능형 전자장비가 생산되고 있었다. 현대모비스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해 주력으로 키우는 제품군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진천공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10년 후 먹거리 사업 아이템’을 선정해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까지 전자장비, 친환경 핵심 부품, 모듈 통합 시스템을 3대 주력사업으로 키워 현재 15조 원인 핵심부품 및 모듈 부분 매출을 2020년까지 30조 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연간 3500억 원 정도인 연구개발(R&D) 연간투자 규모를 2015년에는 65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기존 R&D 센터를 선행·기초·양산 3개 연구소로 분리해 기술개발 효율 극대화를 꾀하고 연구 인력과 장비도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3대 주력 사업 중 현대모비스가 가장 역점을 두고 키우고 있는 분야는 전자장비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는 안전·편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장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전자장비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에는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도 2010년에는 1400억 달러, 2015년에는 19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6월 현대자동차그룹 내 전자장비 생산업체인 현대오토넷을 흡수 합병한 이유도 전자장비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서였다. 이전까지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용 첨단 모듈 및 핵심부품 기술개발에, 오토넷은 자동차용 전장부품 및 전자제어기술에 역량을 집중했다. 합병을 통해 시스템기술과 전자부문 통합은 물론이고 인력과 투자를 효율화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전자장비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현대모비스의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사와 3500만 달러 상당의 신형 오디오와 9500만 달러 상당의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03년 다임러 본사에서 개최했던 부품전시회 이후 여러 차례 부품 설명회 및 교류회를 개최하며 쏟아 부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현대모비스는 의미를 부여했다.
신영철 현대모비스 전무는 “자동차 부품산업이 기계 중심에서 친환경 전자장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핵심 전장제품을 하루빨리 독자기술로 생산하고 R&D 역량 확보에 전력을 다해 10년 후 세계 최고의 전장부품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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