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정책금리 정상화 속도조절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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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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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드디어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정책금리를 5.25%에서 2%까지 내린 후 17개월 만의 일이다.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2010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의 5.2%에서 5.9%로 상향 조정했다. 그만큼 성장에 대해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다.

정책금리를 인상하자 찬반양론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책금리 인상은 적절한 것이었다고 본다.

첫째, 현재 정책금리가 너무 낮다. 올해 성장률이 6%에 육박하고 내년 성장률도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대의 정책금리는 걸맞지 않다. 낮은 금리는 필연적으로 대출 증가로 이어진다. 금융위기가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개인이나 투자가들이 대출을 받는 것에 신중한 상태지만, ‘돈을 꿔서 뭘 해도 대출 이자보다는 남는다’는 생각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위험이 커진다. 그때부터는 경제의 기초 체력을 넘어서는 대출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둘째, 점차 커지고 있는 물가상승 압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들은 아직 잠재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어 글로벌 수요가 높지 않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국내 물가 상승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높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환율 하락으로 누려왔던 물가 안정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금이 국내로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유동성을 관리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셋째, 다음 경기 수축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정책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 사실 통화정책에서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금리 인상 조치를 아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은 문제는 어떻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정책금리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릴 것인가이다. 적응 기간을 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경제 주체들의 대응력은 달라진다. 저금리의 부작용이 극대화돼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정책금리 인상 속도를 느리게 가져가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 느린 속도로 인상하다 보면 정상적인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새로운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부작용을 감안하되 목표를 잃지 않는 꾸준한 정책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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