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만장일치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추대를 받았지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 수락의사가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삼성그룹측은 "사실상 고사의 뜻"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15일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해 2시간 동안 만찬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이 회장이 3월 경영복귀를 하면서 약속한 만찬이었지만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사의를 표한 뒤에 이뤄진 모임이라 실질적으로는 전경련 차기 회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재계 총수들이 승지원에 모인 것은 2004년 10월 전경련 월례 회장단회의 대신 열린 간담회 이후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이 회장에게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나머지 참석자들도 모두 동의했다. 이 전 회장은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매진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퇴 의사를 밝힌 조석래 효성 회장의 치료 경과를 지켜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만찬 뒤 가진 브리핑에서 "이 회장이 예스도 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만 지었다"며 "나머지 회장단도 천천히 논의하자고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고 전했다.
만찬에는 이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류진 풍산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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