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 부회장, 스마트폰 ‘베가’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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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애플 아이폰 잡아 자존심 지킬 것”

■ 자신감 펄펄
가장 빠르고 가장 가벼워 “어느 부위 잡아도 잘 터져”

■ 승부수 먹힐까
“SKT서 베가 대접 안하면 국내서 제품 안내놓겠다”

팬택계열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새 스마트폰 ‘베가’로 아이폰4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5일 베가 출시회에서 박병엽 부회장은 “아이폰 돌풍에 정보기술(IT) 코리아의 자존심이 상했다. 국내외에서 팬택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팬택계열
팬택계열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새 스마트폰 ‘베가’로 아이폰4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5일 베가 출시회에서 박병엽 부회장은 “아이폰 돌풍에 정보기술(IT) 코리아의 자존심이 상했다. 국내외에서 팬택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팬택계열
“정보기술(IT) 코리아가 (애플의 아이폰 때문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애플에 지지 않고 생존을 걸고 싸우겠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열린 새 스마트폰 ‘베가(Vega)’를 소개하는 자리. 유난히 애플 얘기가 많이 나왔다.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뜻이다. 베가의 소개 동영상도 애플을 공격하는 내용으로 시작됐다.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를 비꼰 부분도 편집해 보여줬다. 심지어 애플을 추종하는 일부 소비자를 ‘좀비처럼 따라한다’고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에 대해선 ‘역작’이라며 치켜세웠다. 삼성전자야말로 한국 IT업계의 ‘맏형’이라고도 했다. 박 부회장의 말대로 팬택의 베가가 갤럭시S와 함께 한국 IT업계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까.

○ 114g 최경량-‘T캐시’ 기능

“우리의 베가는 어느 부위를 잡아도 전화가 잘 터집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를 빗댄 말이다. 박 부회장은 “아이폰4는 아이폰3GS보다 못한 것 같다. 사람과 호흡하기 어려운 무거운 기계”라며 “베가는 기존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가벼우며, 인간 친화적으로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안드로이드 2.1 운영체제(OS) 기반의 베가는 3.7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 1GHz(기가헤르츠)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현금처럼 결제할 수 있는 ‘프리로드 T-캐시’도 기본 품목으로 장착했다. 또 기존 스마트폰의 아이콘이 2차원이었던 것과 달리 앨범, 네온사인, 시계, 세계시간 등을 3차원 아이콘으로 표현한 게 특징이다.

팬택이 내세우는 베가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이다. 다른 스마트폰과 동일한 기능이지만 가장 가볍다는 것. 베가의 무게는 114g으로 아이폰4보다 23g 가볍다. 서양인보다 평균적으로 0.5cm 짧은 한국인의 엄지손가락 길이 6cm에 맞춰 가로 길이를 설계했다. 커버 디자인을 손바닥 안쪽 면의 굴곡과 일치하도록 해 손에 쥐기 편하게 만들었다고 팬택은 밝혔다.

○ 팬택의 미래가 달렸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팬택은 올해 6월 말까지 최근 3년 동안 매출 6조 원에 영업이익 4500억 원을 거뒀다. 박 부회장은 “회사가 이른 시간 안에 정상화되어 나가리라 생각했지만 애플 아이폰이 가져온 지각변동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변하기 위해 피눈물 나는 시간을 보내왔다. 그 결과 20년 동안 쌓은 통신기술의 노하우를 담아서 최고의 제품을 내놓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팬택 앞에 놓인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 마케팅 환경이다. 베가를 유통시킬 SK텔레콤이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S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그동안 SK텔레콤을 최우선시해 제품을 만들어 왔는데, 갤럭시S에만 집중해 이 같은 훌륭한 역작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벼랑 끝에 몰린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을 압박했다.

두 번째 걸림돌은 구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애플리케이션이다. 삼성은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박 부회장은 “제조기업이 수백억 원씩 들여서 앱을 개발해선 안 된다고 본다”며 “소규모 개발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지켜주고 기다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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