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파워셀러에 ‘전속’ 또 강요

“경쟁관계 오픈마켓서 판매 땐 우리 사이트서 빼겠다”

판매자들 “영업 압력 당황” 작년에도 불공정 조사 받아

오픈마켓인 G마켓에서 매출 20∼50위 중상위권 잡화 판매자(셀러)인 A 씨는 이달 초 G마켓 측으로부터 ‘권고’를 받았다. G마켓 담당자가 “경쟁 관계에 있는 오픈마켓 업체에서 판매하지 말고 그 물량을 옥션으로 돌려라”, “모니터링을 해서 경쟁 업체에서 지속 판매, 대량 판매, 이벤트를 하는 판매자는 우리 사이트에서 빼겠다”고 말했다고 A 씨는 전했다. 그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여러 오픈마켓에서 영업을 해야 하는데 그걸 막으려 하니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오픈마켓 업체가 판매 실적이 좋은 ‘파워 셀러(Power Seller)’들에게 ‘전속 셀러’를 강요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온라인몰 업계에서는 이베이 옥션이 지난해 4월 G마켓을 인수한 이후 실적을 올리기 위해 판매자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마켓의 성패는 ‘파워 셀러’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픈마켓에서 어린이용품을 파는 B 씨도 최근 G마켓 상품기획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경쟁 업체에서 파는 가격보다 더 낮춰서 판매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후발업체인 11번가에서 공격적으로 할인쿠폰을 붙여주면서 가격경쟁을 촉발한 면이 있다”면서 “G마켓 측이 ‘어디서 물건을 팔 건지 잘 생각해 보라’고 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식품 판매자 C 씨는 4월 11번가의 기획전에 참여했다가 G마켓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는 “경쟁 업체에서 행사를 했다는 이유로 G마켓과 옥션 모두 할인쿠폰을 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옥션이 G마켓을 인수한 이후 이런 압박이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이후 그는 11번가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불공정 거래 논란과 관련해 G마켓은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관행이 암암리에 퍼져 있다”며 “우리가 1위 업체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픈마켓 국내 시장 점유율 2위인 이베이 옥션은 지난해 4월 1위 업체인 G마켓을 인수해 두 업체를 합한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G마켓은 지난해 12월 패션 분야 판매자들에게 “11번가에서 파는 물건의 가격을 올리라”는 등의 요구를 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받았다. 공정위는 16일 심결(審決) 내용을 발표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오픈마켓(Open Mark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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