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거센 논란에 휩싸인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를 1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의 우려에도 지난달 24일 아이폰4 출시를 강행했고 서비스 업체에는 기기 성능을 시험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도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이브 씨와 선임 엔지니어이자 안테나 전문가인 루벤 카발레로 씨가 “아이폰4의 설계가 기기의 특정한 기능과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확인했고 그 때문에 몇 개의 초기 모델은 폐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카발레로 씨는 지난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에게 ‘안테나에 대한 우려’를 보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애플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블룸버그 보도를 반박했으나 블룸버그는 보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5일 인터넷판에서 “애플의 아이폰4 ‘수신 불량’ 논란은 잡스 CEO가 기발하고 예쁜 디자인에 치중하다 기능 문제를 소홀히 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아이폰4를 서비스하는 AT&T에 ‘보안’을 이유로 기기 성능 시험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서비스업체들은 새로 출시하는 기기가 자사의 무선통신 네트워크와 잘 어울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소 14주의 성능 시험을 거친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4를 출시할 때는 이러한 관행을 어기고 충분한 시간 없이 기기를 출시했다고 WSJ는 전했다. 수신 불량 문제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편법을 쓰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애플은 아이폰4 수신불량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 위해 16일 오전(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의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그러나 업계에선 리콜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전략투자그룹의 애비 람바 애널리스트는 AFP통신에 “애플은 어떤 조치든 취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리콜을 실시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수신 불량을 해결할 기기 보호 케이스를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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