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맥(原麥·빻기 전 상태의 밀) 가격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제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밀가루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되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9월 만기 원맥 가격은 15일 기준 부셸(약 27kg)당 5.96달러로 최근 한 달 사이에 30% 넘게 상승했다. 15일 하루에만 전일 대비 7% 가까이 폭등했다.
원맥 가격 급등은 주요 밀 생산국의 파종 면적 감소와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의 영향이다. 북미의 경우 캐나다가 지난해보다 15%, 미국은 14% 파종 면적이 줄었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도 폭염과 가뭄으로 올해 밀 생산량이 700만 t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미국산 밀의 주요 산지인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 주 등에서 생산되는 밀이 운송되는 컬럼비아 강 수계의 댐이 연말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가면 밀 운송에 차질이 빚어져 국제 밀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제 원맥 가격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제분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 한 제분업체 관계자는 “현재의 원맥 가격은 배송, 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3, 4개월 뒤에나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재로선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원맥 가격이 저점을 찍고 본격적인 상승세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분업체들은 일단 원맥 구매 시점 조절 및 재고량 확대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방침이지만 원맥 가격 급등세가 계속될 경우 원가 인상 압박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국제 밀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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