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펀드보다 대응 빠른 랩어카운트에 쏠림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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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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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개 종목 위주로 운영
단기 고수익 추구 틈새상품

7월 들어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시즌이 되면서 국내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들어 눈여겨볼 만한 점은 기존 펀드의 환매가 이어지고 이에 대한 대안투자로 랩어카운트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자문사 선호종목을 이르는 ‘7공주’ ‘4대 천황’ ‘7공자’와 같은 단어가 떠돌 정도다. 하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격언처럼 이 같은 ‘묻지마 식’ 쏠림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랩어카운트가 현재 가장 핫이슈인 상품이란 점은 분명하다. 이는 사모펀드 식으로 소수의 특정자금을 외부 자문사의 의견을 받아 10여 종목 위주로 운영한다. 펀드보다 시장대응력이 뛰어나고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단기고수익이 가능하나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취약하고 성과보수 체계로 인해 펀드보다 고비용이 든다는 것은 유의할 점이다. 물론 최근 들어 기대 이상의 월등한 수익을 내면서 자산가도 많이 가입하고 있다. 이들이 많이 추천하는 종목이 시장에 오픈되다 보니 겹치는 종목을 두고 7공주, 4대 천황 등의 용어도 회자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긍정적인 점도 있으나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들 종목에 대한 사후 매수로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확산될 우려도 있다. 금융당국도 과열 징후 조짐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여 년 전 정보기술(IT) 벤처기업 붐이 일 때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근거 없는 지나친 쏠림 현상으로 관련 상품이 금융당국에 의해 판매가 중단된 사례가 있듯이 단기 수익에만 연연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작용을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스폿펀드(목표전환형펀드)도 랩어카운트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이다. 이는 목표수익 달성 시 청산되거나 안전자산으로 전환되어 수익을 보전할 수 있게끔 하는 펀드다. 공모펀드가 규모면에서 대형으로 운용되므로 시장이 변동할 때 대응력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 사모펀드는 우선 규모면에서 크지 않아 발 빠른 시장대응력이 가능하여 목표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운용종목이 소수이고 단기성과에 주력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대세상승장과 같은 주식시장에서 장기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자산가들은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랩어카운트나 별도의 사모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

우리는 2000년대 벤처 붐이 일면서 주식시장의 과열을 경험했다. 이성적인 상황을 벗어난 투기에 가까운 투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들이 하니 나도 한다’는 따라하기 식 투자는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해외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점차 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기업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외국인들이 국내에 대한 비중을 늘려가면서 매수를 확대하고 있는 시점이다. 과연 단기수익에만 연연하는 투자가 옳은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이다. 물론 기존 펀드에 싫증난 자산가들의 이러한 틈새형 상품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테지만 말이다.

박동규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팀장

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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