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주요국들이 발표하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부정적인 견해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표 내용을 보면 중국의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1%였다. 시장의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내용을 보면 2분기 성장률이 10.3%로 1분기보다 1.6%포인트 낮아졌다. 함께 발표된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3.7% 상승했고 소매판매는 18.3%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미달했다. 이러한 지표 둔화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편 긴축정책에 원인이 있다.
한국 경제는 무역의존도(GDP 대비 수출입액)가 88%에 이를 정도로 수출에 치우친 극단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수출입액 중 21%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국내 GDP의 18%가량이 중국에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국의 부진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중국과 관련된 우려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지속된 긴축정책이 성장률 위축을 가속화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상황에 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러한 상황이 실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긴축정책 대상이었던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부동산 가격이 올 5월 이후 하락으로 전환했다. 주요 5대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톈진, 선전, 충칭의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평균 12.3%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상반기에 편 정책들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긴축정책을 사용함에 있어 중요한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예상치인 3.1%를 하회한 2.9%를 기록해, 중국 정부가 과열권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3% 수준 이내로 다시 진입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사용하는 정책 목표가 경제성장의 둔화가 아닌 이상 정책 효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했고 물가마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긴축을 강화할 만한 명분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경기의 연착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 경제가 긴축 조치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긴축 강도는 앞으로 약해질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크지 않다. 따라서 국내 경기가 중국의 부진으로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고 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