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동아일보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에게서 입수한 ‘전국 지방 공기업(공사, 공단) 재무상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132개 지방 공기업 중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선 곳은 41개(31.1%)였다. 또 부채비율이 100∼300% 미만인 지방 공기업도 45개(34.1%)나 됐다.
경기 성남시의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취약한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지자체 부채에 포함되지 않은 ‘숨겨진 빚’인 지방 공기업 부채까지 감안하면 지자체의 재정위기는 훨씬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지방 공기업의 경영 상태도 나빠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32개 지방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4746억 원 적자로 2008년(―3926억 원)보다 적자가 820억 원 늘었다. 부채비율 역시 2008년보다 21.3%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각 지자체 산하의 도시개발공사(16개)의 평균 부채비율은 347.1%로 지하철(7개, 32.2%), 지방공단(81개, 42.8%), 기타 공사(28개, 64.2%)보다 경영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
문제는 적지 않은 개발사업이 끝난 뒤에도 ‘자금 회수’를 할 만큼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개발공사가 1조5000억 원을 투자한 ‘알펜시아 리조트’의 경우 지난해 6월 완공이 목표였지만 분양에 실패하면서 자금이 부족해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자금 회수는커녕 하루 이자로만 약 1억 원이 들어가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이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기업이 부도가 나면 정부가 재정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것처럼 지방 공기업에서 터지는 재정 문제 역시 결국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짊어져야 할 짐”이라며 “지금까지는 지방 공기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파악도 없었고 일반 공기업에 비해 관리·감독도 소홀했던 게 사실인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전체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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