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中 대출 줄고 美 소득 늘어… 더블딥 가능성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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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1일 03시 00분


최근 들어 글로벌 더블딥 우려가 늘고 있다. 남유럽 문제 이후 재정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성장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더해 글로벌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자 국제 경기가 동반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소비와 고용 부진, 무역적자 확대, 주택시장 악화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예상을 하회한 2분기 성장률,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선행지수 하락, 대출 규제 이후 나타난 주택 버블 붕괴 우려가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각의 우려대로 글로벌 경제가 2년 만에 심각한 재침체를 경험하게 될 것인가. 필자는 여러 가지 걱정거리에도 불구하고 그럴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첫째, 미국의 경우 신규 고용은 부진하지만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과 근로시간이 꾸준히 늘고 있다. 대량 해고 이후 생산을 재개한 기업들이 신규 고용보다 기존 인력을 활용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고용 부진과는 별개로 근로자 전반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역적자의 확대는 유로화가 부진하면서 나타난 상대적인 달러 강세 효과 때문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저금리 정책 기조 장기화에 대한 기대로 달러화 약세가 재개되고 있어 조만간 적자규모가 줄어들 소지가 높다.

둘째, 미국 주택시장은 정부의 세제 혜택 종료로 당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주택 가격 하락, 관련 채권의 가치 하락에 따른 금융기관 피해로까지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장기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정부의 보증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 관련 손실이 민간이 아닌 정부 부문에 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한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셋째, 중국은 오히려 경제가 정상화되는 상황으로 이해해야 한다. 2009년 30%가 넘던 중국의 대출 증가율은 대출 규제 이후 20% 내외로 떨어지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큰 폭의 하락으로 보이지만, 대출증가율이 높은 수치로 유지됐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고려해보면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는 편이 옳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플레이션과 주택 버블 압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최근 시장은 경제지표 둔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하다. 2분기 1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인 중국에 대해서도 급격한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중국이 대출 독려로 1분기처럼 12%의 성장을 계속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큰 걱정거리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내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더블딥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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