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그룹이 100% 출자해 1995년 7월 1일 설립한 BMW코리아가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직원 15명으로 출발한 BMW코리아는 국내에 처음으로 설립된 외국 자동차회사의 현지법인이다. 이를 기념해 BMW코리아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BMW코리아가 설립될 당시 국내 수입차 시장은 연간 판매량이 2700여 대에 불과했다. 수입차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에 돈이 있어도 쉽게 수입차를 살 수 없을 정도로 시장환경이 척박한 때였다. 이런 이유로 외국 자동차회사들은 한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국내의 수입업체를 통해 차를 팔았다.
BMW가 한국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수입차시장은 전환점을 맞게 됐고 다른 회사들의 투자도 이어져 현재는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12개 회사가 국내에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설립 이후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출범 첫해인 1995년 판매량이 714대였지만 지난해는 9652대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1만5000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연초 올해 목표 판매 대수를 1만3000대로 잡았지만 판매가 호조를 보여 1만5000대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BMW코리아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의 성능과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지만 BMW 본사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수입차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법인 설립 직후인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자 다른 자동차회사들은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줄였지만 BMW는 신차를 들여오는 등 과감하게 투자했다.
BMW코리아가 세금 절감을 위해 추진하려던 사옥 이전을 독일 본사가 반대한 일화는 유명하다. BMW코리아는 서울에 있는 법인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세금감면 등 2000억 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어 BMW 본사에 이전 계획을 보고했다. 하지만 독일 본사는 “기업은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가장 좋은 사회 환원”이라며 반대해 이전 계획이 백지화됐다.
BMW 본사가 한국시장을 믿고 투자할 수 있었던 데는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의 역할도 컸다. 한국 진출 15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독일 본사의 군터 지만 아시아태평양남아프리카 총괄사장은 이날 “BMW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김효준이라는 베스트 리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 대표는 BMW 본사가 한국시장이 가진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을 아주 잘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생산자와 판매자 중심인 자동차시장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고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 설립 15주년이 갖는 의미”라며 “판매 대수는 그런 철학을 국내 시장에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따라온 부수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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