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납입금 19만9000원(도요타 캠리 2.5)', '수입차 업계 최초로 50% 바이 백 프로그램 도입(닛산 뉴 알티마)', '24개월 무이자 할부(혼다 어코드 2.5)'.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이 7월 들어 일제히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BMW, 벤츠 등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할 차가 동이나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 수입차 회사들이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상반기(1~6월)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일본 수입차 판매 주춤
국내에 진출한 7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 합계는 26.56%다. 지난해 9월 국내에 상륙한 캠리, 라브4 등 도요타 대중브랜드의 판매량이 올해 상반기에 더해져 지난해 상반기(23.93%)에 비해서는 점유율이 올라갔지만 지난해 연간 기준 점유율 27.9%에 비해서는 1% 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치다. 일본 자동차들이 한창 기세를 올리던 2008년 35.54%에 비해서는 10% 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2008년에는 도요타와 스바루는 진출하지 않았고 닛산도 그해 11월에야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수입차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008년 수입차 회사로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면서 연간 점유율 20%를 넘어섰던 혼다코리아는 올해 상반기에는 6.55%로 수직 하락했다. 한국에서 일본차 돌풍을 주도했던 렉서스 역시 같은 기간 9.84%에서 4.09%로 반토막이 났고, 인티니티도 5.24%에서 2.84%로 하락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던 캠리는 올해 초만 해도 대기 고객이 3000여명에 달했지만 6월 판매량은 168대 판매에 그쳤다.
후발 업체인 미쓰비시와 스바루의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각각 0.80%, 0.27%로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5월 국내에 상륙한 스바루는 6월말까지 2개월 동안 판매량이 113대에 불과하다.
●신차부족과 국산차 품질 개선이 발목 잡아
잘 나가던 일본차에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에 대해 수입차업계 관계자들은 주목을 끌만한 신차가 없었던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혼다와 닛산, 렉서스는 지난해 이후 신차가 없고, 인피니티도 올해 5월 M37이 들어오기 전까지 2년 가까이 신차를 국내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한 일본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도요타 리콜 사태는 일본 수입차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며 "악재를 덮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재료는 신차인데 신차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품질이 좋아면서 일본차가 갖고 있던 장점이 희석된 것을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독일차는 기술이나 디자인 등에서 국산차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면이 있는데 비해 일본차는 실용적인 가격에 편안한 승차감 등이 장점이었다"며 "하지만 국산차의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져 일본차의 구매 요인이 반감됐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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