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그룹 대출 만기연장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30일 03시 00분


현대 “효력정지-손배소 낼 것”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을 거부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대해 채권은행협의회(채권단)가 결국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연장하기 않고 회수하겠다는 고강도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현대 측은 MOU를 맺지 않겠다는 종전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극한 상태로 치닫고 있는 양측 간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9일 채권단 산하 운영위원회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아 만기 연장 중단을 뼈대로 한 추가 제재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을 비롯한 현대 계열사들은 다음 달 2일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을 모두 갚아야 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 여신은 4000억∼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현대그룹은 이날 발표문 등을 통해 “채권단의 조치에 대해 효력을 정지시키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즉시 제기할 것”이라며 “법적 근거가 없는 ‘전체 채권은행 협의회’에서 제재를 결의한 것은 불공정한 집단거래거절행위에 해당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만기 연장을 중단하더라도 현금성 자산만 1조∼1조5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에 큰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이 외환은행에 진 빚을 모두 갚고서 주채권은행을 변경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대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1조5000억∼2조 원에 이르는 대출을 일시에 모두 회수하는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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