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강제병합 100년에 최대 對日 적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3일 17시 00분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올 상반기 중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교역에서 128억3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309억 달러어치를 수입했습니다. 수출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적자는 180억 7000만 달러로 이는 해방 후 일본과의 교역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대일 무역적자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작년 상반기에는 주춤했다가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고질적인 무역 불균형 요인인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소재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할수록 수출품 생산에 필요한 일본산 부품과 소재의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죠.

최근에는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도 대일 무역적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비상한 각오 없이는 대일 무역적자를 해소하기가 무척 힘들 것입니다. 대일 무역적자는 갑자기 생겨난 문제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과제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정부와 경제계가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노력은 일시적이고 미흡해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근본 대책을 세우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습니다. 방일을 앞두고는 "대일적자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당시 일본 대기업들이 한국에 와서 견본전시회를 갖기도 했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과연 관련 부처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올해로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았습니다. 과연 진정한 광복과 극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 경제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속 성장을 했고 주요 20개국 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국력이 신장했습니다. 그러나 대일 무역역조와 대일 의존이 심화되고 있다면 일본 총리의 사과와 일부 강탈 문화재를 받는다고 해도 그 의미는 반감되고 말 것입니다.

대일 무역적자는 언제까지 이대로 갈 수는 없습니다. 일본 이외의 다른 나라와의 교역에서 벌어들인 흑자를 일본에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무역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경제계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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